[ESG 이슈페이퍼] ESG 열풍과 기업경영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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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구 명지대학교 교수(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입력 2021-05-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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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구 명지대학교 교수(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ESG 열풍이 대한민국 기업과 자본시장에 몰아치고 있다. 유엔 책임투자원칙이 2006년 밝힌 ESG란 단어는 자본시장에서 투자의사결정 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이슈의 공시와 관리수준을 기업의 재무적 요소들과 함께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ESG에 대한 유례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고 큰 영향에 당황하면서 그 지나칠 정도로 뜨거운 관심에 거품이 아닐까라고 보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한때 유행으로 지나간 경영 이슈 등과는 다른 양상이어서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본다. 기업이 사회와의 바람직한 관계 속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경영을 추구해온 노력이 이제 비등점을 맞이하여 끓어오르는 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위기와 함께 부각된 기후재앙 이슈는 글로벌 사회 특히 기업에게 긴급한 대응을 요구하였다. 기후환경을 비롯한 사회문제에 대하여 기업이 나서서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이해관계자들의 활동이 거세다. 이에 따라 먼저 자본시장의 큰 손들인 연기금 그리고 블랙록같은 최대의 자산운용사들이 그간 비재무적 가치라 생각했던 ESG를 강조하고, 이를 고려하여 기업 전체의 가치를 제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에게 ESG 경영에 대한 활동 및 성과를 보고하도록 하고, 이에 대한 평가들을 기반으로 투자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자본시장 관련기관들이 공시의무화 등 제도 정립에 바쁘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의 ESG 경영 활동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박한 현실이다. 화려한 외양에도 불구하고, 알맹이 없는 ‘무늬만 ESG'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ESG문제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대응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와 함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사회,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어 내고 있는가? 이에 대해 답을 만들어 가지 못한다면, 지금의 ESG현상도 당연히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ESG경영은 바로 '철학이 전략에 내재화 된 경영'이다. 과거의 전략 개념은 사업영역을 정하고, 경쟁자를 이길 수 있는 것을 뜻했다. 이에 따라 핵심 성공 요인을 챙기며, 조직과 경영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경영자의 주요 임무였다. 오늘날 ESG 시대가 요구하는 전략은 기업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기반으로 기업 그리고 기업가들의 철학을 기반으로 한다.

ESG경영은 우리 기업의 사명 즉,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출발한다. 바로 왜 이 기업이 창립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이며, 이 기업의 근본이 되는 가치, 기업경영의 기본 원리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다. 오늘날 탁월한 경영을 통해 지금까지 지속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이러한 기업의 사명을 기반으로 정책과 경영 관행들을 설계하고, 근본 가치와 위배되는 것은 아무리 수익이 좋다하더라도 채택하지 않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홀푸드 마켓, 유니레버, 파타고니아, 코스트코 등이 바로 이러한 기업들이다.

ESG경영의 전략적 가치는 이 철학에 기반한 경영관행들을 활용하여 고객들에게 경쟁자들이 줄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만들어 경쟁자들이 쉽게 모방하거나 대체할 수 없는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구축할 수 있게 한다. 즉, 좋은 일을 행하는 것(Doing Good) 뿐만 아니라 탁월한 경영(Doing Well)에 이르러 ESG경영의 성과를 나타낸다.

기업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 그리고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대하여 기업가와 조직의 철학이 정비되지 않은 ESG경영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기업의 사명에 대한 신념과 경영철학, 기본 원리 및 정책이 공고히 구축되고, 이것이 내재화되어 조직의 문화와 사고방식에 깊이 자리 할 때 ESG경영은 '가치 프리미엄'을 창출할 것이다.

ESG 경영의 대표적 사례가 홀푸드마켓인데, 창업자 존 맥케이는 '깨어있는 자본주의'라는 저서를 쓴 바도 있는데, 철학과 신학을 전공한 사람이며, 대학 졸업 후 자신의 철학적 가치와 정합성을 이루는 취업 가능한 조직을 찾지 못해 본인이 직접 창업을 하였다. 유기농 등 고객들에게 안전하고 최고의 품질을 갖춘 식품을 제공하여 신뢰브랜드를 구축하였다. 홀푸드 마켓은 15년 전인 2006년 당시에도 포천500대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자사가 사용한 전기에너지만큼 대체에너지(풍력) 크레딧을 구매하여 왔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상품 구매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소비활동과 자신의 가치지향을 동질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홀푸드 마켓이나 유니레버가 보인 ESG 경영은 '가치 소비자'들과 만나는 경로이자 방법이었다.

코로나 위기와 같이 환경변화가 클수록 기업의 ESG경영이 급속히 재평가되고 있다. ESG투자에서 중시하는 TCFD나 SASB 등의 보고 틀을 따르면, 리더십과 거버넌스, 경영전략, 비즈니스 모델, 지표와 목표, 위험관리, 운영 및 성과, 이해관계자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보고해야 해서 원재료, 제조과정, 배송과 폐기 등 기업 전체의 가치사슬(value chain)이 바뀌어야 제대로 할 수 있다. ESG경영을 통해 경영활동을 변혁하려면, 예산과 전담조직, 충분한 자원이 투입돼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기업 경영자가 의사결정 해야 하는 것이다. 기업가의 선택과 행동이 기업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길로 인도할 것이다.
 
※ 칼럼 제공 : 오픈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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