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희의 참견] 재재 향한 김태진의 열등감, 결국 '연중' 하차 청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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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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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태진의 '막말'에 시청자들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방송인 김태진의 막말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방송 제작자(SBS PD) 출신 방송인 재재에 대한 열등감부터 배우 윤여정의 인성을 운운하는 뒷말 등으로 대중들이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 그의 '막말'에 결국 출연 중인 '연예가중계' 하차 청원까지 등장하며 후폭풍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진은 지난 18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서, '연예가중계' 보도원(리포터) 활동을 하며 겪은 고충 등을 토로했다.

해당 영상에서 김태진은 '연예가중계'를 언급하며 "씨제이이앤엠(CJ ENM) 행사에서 만난 차장님께서 '연예가중계'를 주로 삼지 말아라. '매불쇼'에 나온 건 올바른 선택이며 최신 유행에 잘 올라탔다고 하셨다. 요즘 '연예가중계'를 누가 보나"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연예가중계'는 김태진이 방송인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도와준 연예·오락 뉴스 프로그램이다. 그는 방송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진과 시청자들을 싸잡아 '유행에서 밀려난 사람' 취급을 했고 이에 많은 이가 불편함을 토로했다.

싸늘한 반응이 쏟아지자 김태진은 "농담"이라며 "'연예가중계' 시청 층과 '매불쇼' 시청 층은 다르다. '연예가중계'는 어머님이 많이 본다. 젊은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접하기 때문에 '연예가중계'를 보지 않는다. 하지만 '연예가중계'는 역사와 전통의 프로그램"이라고 수습했다.

또 그는 리포터가 예능인은 아니지만, 대중과 배우의 유일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며, "우리 질문이 한심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중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고찰하는 것"이라며 많은 부분이 편집되었기 때문에 자극적인 질문과 답변만 남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진은 "나도 '문명특급'처럼 1시간짜리 방송을 준다면 정말 더 잘할 수 있다. 억울하다. 요즘 '재재만큼 인터뷰하라'라는 댓글을 본다. 저도 인터뷰 전 많은 분량의 자료조사를 하고 인터뷰하는 상대의 작품목록(필모그래피)을 다 외우고 간다. 그런데 방송에는 이상한 것만 편집돼 나가니 병X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재재에게 배우라고 하니 쌓인 게 많다. 나는 걔보다 한참 선배"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내가 송중기 팬미팅을 군대 가기 전부터 도맡았다. 드라마 '착한 남자'때부터다. 그런데 얼마 전 재재가 송중기 팬미팅 사회를 맡았더라. 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라고 쏟아낸 뒤, "웃자고 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웃자고 한 이야기'라고 했지만, 김태진의 시기와 질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많은 분이 재재에게 배우라고 한다. 화가 난 상태다. 김생민, 조영구도 현역 리포터가 아니다. 내가 유일한 20년 차 현역 리포터다. 20년간 '연예가중계' 리포터로 출연해왔다. 장인 정신이 있는 사람이다. 재재에게 뭘 배우느냐"라며 쏟아냈다.

또한 '오스카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에 관해서도 언급, 그의 타박에 상처를 받았다며 교묘하게 인터뷰 당시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2012년 영화 '돈의 맛' 인터뷰 당시 주연 배우 윤여정과 만나 인터뷰했다며 "윤여정의 일침에 '연예가중계' 리포터를 그만두려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윤여정에게 "'돈의 맛'이 가장 좋았던 적이 언제냐"라는 질문을 던져 윤여정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지적받은 적이 있다.

이후 '매불쇼' 제작진은 해당 영상을 '빈정 상한 김태진이 연반인 재재를 마구 물어뜯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그가 웃자고 한 소리에 시청자들은 단단히 뿔났다. 그가 고충이라고 털어놓은 일화라며 재재에 관한 속내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와닿지 않은 것이다. 그의 고충이나 불만은 단순한 열등감으로 보였고 장인정신을 갖고 있다는 인터뷰나 '연예가중계' 보고자의 자부심 또한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오늘(19일) KBS 시청자권익센터 공식 누리집에는 '김태진 리포터를 XX로 만든 KBS'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유튜브에서 나온 말 그대로다. 김태진 리포터가 자신이 지금 이렇게 된 것은 KBS 제작진이 편집을 못 해 XX로 만들었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 발언은 KBS 모독 아닌가?"라며 "KBS를 사랑하는 시청자로서 김태진 리포터의 발언이 상당히 불쾌하고 거북하다. 앞으로 KBS에서 김태진 리포터를 볼 일이 없었으면 한다"라는 내용으로 그의 하차를 요구했다. 해당 글은 게재된 지 반나절 만에 엄청난 수의 동의를 얻었다.

여러모로 안타까운 이야기다. 열등감과 자격지심은 '만병'의 근원이다. 거기다 자기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돌아보지 못한다면 더 발전 가능성도 없다. 20년 동안 많은 이를 인터뷰한 '전문 보고자(리포터)'라는 자부심을 가졌으면서도 시간을 내어 인터뷰하는 상대에 관한 예의도,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진에 관한 존중도, 불편하게 여긴 대중의 마음도 읽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이 변했다. 왜 젊은 시청자들이 '연예가중계'를 보지 않는지 분석할 정도의 인터뷰 장인이라면 연예인들이, 대중들이 왜 '후배' 재재에게 열광하는지 그의 인터뷰를 편안하게 여기는지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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