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시들' 금 가격, 인플레 헤지 수요에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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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1-05-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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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금 가격 1800달러대로 올라…'금 대체' 주목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지속해 온스당 17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 금 가격이 최근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헤지) 수단으로 주목받으며 반등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6월물 가격은 온스당 1867.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6일(1908.6달러)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지난해 8월 온스당 200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국제 금 가격은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주식을 비롯한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자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이 약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올해 초 18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금 가격은 2월 들어 시장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 등이 더해지자 1700달러대까지 낮아졌다. 지난 3월 30일에는 온스당 1683.90달러까지 떨어져 지난해 4월 말 수준까지 낮아지기도 했다.

국제 금 가격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이달 들어서다. 지난 5일 1784.30달러에서 6일 온스당 1815.70달러로 상승 마감한 이후 줄곧 18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금 가격도 상승 전환하는 모습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지난 18일 1㎏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6만82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1월 8일(6만832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국제 금 가격 상승 전환 배경으로 최근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진 점을 꼽고 있다. 금이 대표적인 안전 자산이자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수단으로 꼽히는 만큼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과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각각 1838달러, 27.23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2월 수준까지 회복했는데 가격 동반 상승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금리 안정화와 달러 약세 전환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때 금을 대체할 것으로 주목받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행보 등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8000만원대에서 5000만원대로 떨어졌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 투자의 목적은 안전자산 선호,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귀금속 수요, 금리 기회비용 감소 등 비교적 다양한데 금과 비트코인 투자 목적에 일부 교집합이 존재하지만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역할을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며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비트코인의 역사가 훨씬 오래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수요 유입으로 금과 은의 투자 매력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물가 경로는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또 향후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4월 고용지표 부진 등을 근거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금과 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4월 소비자·생산자물가지수 등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로 한때 명목금리 상승 부담을 반영했지만 시장의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급등 판단과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유지 기대 부활로 2분기에도 금 가격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반등한 금 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 연구원은 "하반기 미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가이던스 제시 시점을 전후로 미국 국채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 금 가격을 제한할 소지가 있다"며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요가 가상화폐로 분산된다면 금리 상승 연동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기의 양호한 회복을 기반으로 달러화도 하반기 강세 기조를 보일 개연성이 높아 금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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