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코로나19 속 MWC 강행, '흑역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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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05-1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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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개최된 세계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 관람객이 입장하고 있다. 아주경제DB]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한 달여 남은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MWC 2021' 오프라인 행사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주요 참가 기업들이 줄줄이 불참 선언을 하는 상황이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행사는 전 산업 분야의 트렌드가 됐다. 그런데도 GSMA가 오프라인 행사를 고집하는 배경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있다. 앞서 GSMA는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영향에 MWC를 개최 직전 취소했다. MWC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상황에서 올해까지 행사를 취소하면 2년 연속 전시 수입이 발생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행사를 취소하며 기업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참가비를 환불하지 않고 올해 현장 행사 참가비로 갈음했다. 개최지인 바르셀로나 또한 마찬가지다. 10만명 이상이 방문하던 대형 행사 관광 수입이 2년째 끊긴다. 올해는 MWC를 2월에서 6월로 연기하며 만반의 준비를 한 이유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오프라인 행사를 강행하는 GSMA에 참가 기업들은 결국 막판 취소에 나섰다. 에릭슨을 시작으로 구글, 애플, 노키아, 소니, 오라클, 퀄컴 등이 오프라인 불참을 밝혔다. 삼성전자도 최근 온라인 전시만 참여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전처럼 네트워킹도 어렵고, 갤럭시 언팩 등 눈길을 끄는 행사도 없다. 오프라인 행사의 강점이 사라진 상황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갈 이익이 적다.

주요 기업이 줄줄이 불참 선언을 하며 '앙꼬 없는 찐빵'이 될 위기에 놓였으나, 업계에서는 GSMA가 여전히 오프라인 행사를 고집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GSMA의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GSMA는 매년 6월에 중국에서 열리던 'MWC 상하이'를 지난 2월로 앞당겨 개최했다. 1만7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렸지만 코로나19 감염 없이 행사를 마쳤으니 바르셀로나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MWC는 성공할 가능성보다는 '흑역사'로 남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1만7000여명이 참가한 행사와 적어도 5만명은 참가하리라 예상되는 3배 이상 큰 규모의 행사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글로벌 IT업계 종사자들이 모여드는 만큼 자칫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하면 전 세계로 확산할 위험도 그 이상으로 크다. 개최를 한 달여 앞둔 상태에서 백신 접종에 기대를 걸기도 더는 불가능하다. MWC로 말미암은 코로나19 글로벌 집단 감염이라도 발생한다면 흥행도, 방역도 모두 놓치고 흑역사로 남게 된다.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IT모바일부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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