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공공외교] 컨트롤타워 없는 공공외교…소프트파워 시대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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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박경은 기자
입력 2021-05-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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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코로나 시대 ‘신(新) 공공외교 중요하지만 정부 대응 늦어

조 바이든(단상)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의 하원 본회의장에서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1세기 패권경쟁은 '소프트파워'를 확보하기 위한 공공외교(Public Diplomacy) 경쟁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와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신(新) 냉전시대 확대로 인해 '공공외교'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공공외교를 위한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가 없어 '소프트파워' 시대를 역주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크다.  <관련 기사 2면>

'공공외교'란 국가나 사회의 구성원이 두루 주체가 돼 국가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외국 국민을 상대로 국가활동을 전개하는 외교다. 기존 '하드파워'에 기반을 둔 낡은 패권경쟁과는 다르다. 특히 21세기 공공외교는 자국의 역사·전통·문화·예술 등 소프트파워를 활용한 개방형 외교의 중요성이 부각된 ‘신(新) 공공외교’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의 공공외교 수준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뒤늦게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깨달은 데다 전담 조직도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공외교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자 2011년 공공외교대사를 임명하고, 2016년 2월에는 공공외교법을 제정했다. 문화외교, 지식외교, 정책공공외교 세 분야로 나눠 공공외교를 분류하고 있지만 각 기관들이 수행하는 사업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등 제대로 된 체계가 없는 상황이다.

담당 기관도 외교부, 통일부,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재외동포재단 등으로 분포돼 있다. 민·관협력 성과도 저조한 편이다. 김태환 국립외교원 교수는 "민·관협력이 쉽지는 않다"며 "정부의 명령 체계도 있지만, 이를 민간에 강요할 수도 없고 공공외교를 담당하는 민간의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1999년 '9·11 테러' 이후 하드파워의 한계를 깨달으면서 공공외교를 확대했다. '해외공보처'를 국무부 산하 조직으로 편입시켜 공공외교를 일원화했다. 이후 문화·예술, 언어, 정책 등 '소프트파워'를 활용한 공공외교를 새로운 길로 제시했다.

우리가 공공외교의 컨트롤 타워 부재에 시달린 사이, 중국과 일본은 공공외교를 확대해 국제사회에 자국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을 전개 중이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는 방송·드라마·게임 등 우리나라 문화산업까지 침투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는 연일 동해를 '일본해'로 번역해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 제작돼 국내 출시된 모바일게임 '황제라 칭하라'에는 한복이 중국 청나라 의복으로 둔갑된 사례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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