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누적 파동의 교훈] ① 3번의 파동,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다현 기자
입력 2021-05-13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라틴 아메리카·동아시아 외환위기·글로벌 금융위기 등 부채 누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각국 정부가 대규모 부채를 동원한 정책 대응에 나서면서 전 세계 부채가 전례 없는 규모로 증가하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부채가 증가한 가운데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 채무위기, 1990년대 후반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부채 누적의 파동'이 또 한 번의 글로벌 위기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경제·산업동향&이슈 4월호'에 실은 '최근 글로벌 부채 누적 추이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금융위기 이후 2010년부터 최근까지 진행되고 있는 부채 누적 파동의 잠재적 위험 요인이 증폭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는 1970년 이후 2008년 금융위기까지 세 번의 광범위한 부채 누적 파동을 경험했다.

먼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국, 아프리카 저소득국의 정부부채가 급증하면서 첫 번째 파동이 왔다. 이들 국가는 1970년대 실질이자율이 낮게 유지되는 가운데 정부부채를 과도하게 증가시켰다. 결국 1980년대 들어 오랜 기간 채무 구제와 채무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며, 미국이 지급을 보증하는 '브래디 채권'을 통해서야 위기가 일단락됐다.

두 번째 파동은 1990년 이후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발생했다. 당시 금융 및 자본시장 자유화가 이뤄지면서 동아시아와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기업 및 은행부채가 증가했고, 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은 외환채무가 급증했다. 1997년부터 투자심리가 악화하자 한국을 포함한 태평양 연안 국가들에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세 번째 파동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금융 규제가 완화되고 유럽과 중앙아시아지역의 민간부채가 급증하면서 위기를 일으켰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은행들이 이들에게 대출을 해줬는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체계가 붕괴되자 이들 국가의 경제도 침체에 빠진 것이다.

황종률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 경제분석관은 "세 번의 부채 누적 파동은 저금리 기조 하에서 대출을 촉진하는 금융시장 여건이 동반돼 부채가 빠르게 누적됐다"며 "세 번의 파동은 모두 신용위기, 은행위기, 외환위기로 이어졌고 세계적 경기침체와 국지적 경기 하강을 동반했다는 유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황 분석관은 "부채 누적 사이클의 정점에서 투자자의 위험 회피 성향, 리스크 프리미엄, 대출 비용 등의 급증을 야기하는 경제적 충격이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위기 이후에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목표제, 외환변동 자율화, 재정준칙, 혹은 금융부문 감독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혁이 뒤따랐다"고 부연했다.

차이점도 있다. 세 번의 파동은 부채가 누적된 원인이었던 대출 상품의 성격이 달랐으며 부채를 주도하는 주체도 변화했다.

황 분석관은 "부채의 해소 속도는 채무자가 공공부문인지 민간부문인지에 따라 크게 좌우됐다"며 "실물경제의 하락 크기는 지역과 시기별로 차이는 있었으나, 생산량 감소는 정부부채에 의해 주도된 첫 번째 파동이었다"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