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준의 스케치] LGD, 정철동 취임 2년만에 흑자 전환… 부채·수익성 동시해결은 과제

  • 차입금 2조 줄이며 손익 반등…재무 체질은 아직 시험대

  • OLED·미니 OLED 병행 전략으로 현금창출력 강화 모색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장기 적자 국면에서 벗어났다. 정철동 사장 취임 이후 약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손익 구조 정상화라는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부채와 현금흐름을 포함한 재무 체질까지 완전히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정철동 사장이 취임한 2023년 12월 이후 LCD 사업 구조조정과 비용 통제를 병행하며 연간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을 회복하며 손익 구조를 정상화했다. 이는 대형 LCD 축소와 OLED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정철동 사장의 재임 기간 가장 뚜렷한 성과는 손익 개선과 함께 재무 지표 일부의 회복이다. 지난해 말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총차입금은 약 12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14조5000억원 대비 약 1조9000억원 감소했다. 2024년 3분기 말과 비교해도 8000억원 이상 줄었다.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우선 투입한 결과다.

순차입금 역시 개선됐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약 11조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조4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비율은 155%에서 141%로 낮아졌고, 부채비율도 300%를 웃돌던 수준에서 240%대까지 떨어졌다. 정철동 사장이 취임 이후 강조해온 '재무 부담 완화'가 수치로 일부 확인되는 대목이다.


다만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지만,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 유지성 투자 지출이 이어지면서 자유현금흐름(FCF)이 안정적인 플러스 구간에 안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점 역시 차입금 상환에 자원이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이익은 냈지만, 현금이 충분히 쌓이는 구조'로 전환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이유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들이 신기술 프라이머리 RGB 탠덤 20을 적용한 OLED TV 패널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들이 신기술 '프라이머리 RGB 탠덤 2.0'을 적용한 OLED TV 패널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다음 과제를 비용 절감이 아닌 사업 구조에서 찾고 있다. 이미 LCD 구조조정과 고정비 축소는 상당 부분 진행됐고, 추가적인 비용 통제만으로는 부채와 현금흐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결국 수익성 개선의 해법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질적 전환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철동 사장이 취임 이후 일관되게 강조해온 것도 OLED 사업의 '질적 확대'다. 정 사장은 단순히 OLED 출하량을 늘리는 전략에서 벗어나, 평균판매가격(ASP)과 마진을 높일 수 있는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모바일 OLED에서는 수율 안정과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IT용 OLED와 차량용 OLED를 중장기 성장 축으로 키우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IT용 OLED는 노트북·태블릿 시장에서 LCD 대비 차별화된 화질과 전력 효율을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차량용 OLED 역시 진입 장벽이 높고 고객 다변화가 가능해,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수익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철동 사장이 주목하는 영역이다. 이는 단기 실적보다 현금창출력 강화에 초점을 둔 선택으로 해석된다.

OLED와 함께 정 사장이 병행 전략으로 가져가는 것이 고부가 LCD, 이른바 미니 OLED·미니 LED 기반 프리미엄 LCD다. 대형 LCD를 전면 철수하기보다, 수익성이 확보되는 프리미엄 영역에 한해 제한적으로 유지·활용하는 전략이다. 이는 대규모 신규 투자를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완하려는 현실적인 선택으로 평가된다.

투자 전략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과거 선제적 증설 중심의 투자 기조에서 벗어나, 정철동 사장은 기존 설비의 가동률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했다. 신규 차입을 억제하고, 영업현금흐름을 부채 축소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결국 LG디스플레이의 향후 평가는 흑자 전환 자체가 아니라, 이익이 현금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환되는지에 달려 있다. 손익 정상화는 출발점일 뿐이고, 부채 축소와 현금창출력 회복이 동반되지 않으면 재무 부담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정철동 사장의 리더십은 이제 비용 관리 단계를 넘어, 사업의 질로 재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여부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철동 사장 체제의 성과는 손익과 일부 재무 지표 개선으로 분명히 확인된다"며 "다만 부채와 현금흐름을 동시에 해결하려면 OLED와 프리미엄 LCD에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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