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칼럼] 마쓰야마 히데키가 불어온 아시아 골프 열풍

이동훈 기자입력 : 2021-05-11 13:15
추아 추 치앙 PGA투어 APAC 이사

마쓰야마 히데키와 스가 요시히데 총리(왼쪽부터)[교도통신=연합뉴스]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어린 시절 꿈을 현실로 이루어냈다.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이하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다. 어린아이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아시아에는 골프 열풍이 불 조짐이다.

마쓰야마는 또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스터스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을 휩쓸던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보고 자라왔다. 그는 우즈의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는 그린 재킷을 입겠다'는 꿈을 키웠다.

그린 재킷을 입으면 평생 마스터스에 출전할 수 있고, 대회 전 화요일 역대 우승자들이 모이는 '챔피언스 디너'의 주최가 돼 조국의 음식을 선보일 수 있다.

마쓰야마는 "어린 시절 마스터를 시청하며 즐거웠던 기억이 많다. 항상 이곳에서 경기할 수 있기를 소원했다"고 말했다.

골프에 열광하는 일본에서 태어난 마쓰야마는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덕분에 부담감이 심했다. 종종 박세리(44), 양용은(49) 등 한국 선수들의 비교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를 극복한 것은 29세였다. 석양이 지는 4월의 한 일요일에 1타 차로 그린 재킷을 입었다. 마쓰야마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첫 번째 아시아 선수로 남았다. 메이저 우승으로는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즈를 누르고 우승컵과 캐디백을 들어 올린 양용은 이후 두 번째다.

오는 7월 일본 도쿄시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된 2020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 마쓰야마의 마스터스 우승에 이어 도쿄 올림픽 개최는 일본 골프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마치 한국 골프의 발전과도 같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박세리가 불러일으킨 골프 열풍과 PGA 투어 양용은의 메이저 우승 등 말이다.
 

마쓰야마 히데키와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사진=PGA 투어/게티이미지 제공]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마쓰야마의 역사적 우승은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 골프 팬들과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의 우승은 올림픽 개최와 시기적으로 들어맞는다. 마쓰야마는 올림픽에서 대표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쓰야마는 2010년 아시아 퍼시픽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사실 그는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만 개최지가 일본이었기에 4장의 출전권이 더 쥐어졌고, 마쓰야마가 출전할 수 있었다.

그는 우연한 우승으로 2011년 마스터스에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아마추어 신분이었던 그는 공동 27위로 대회를 마쳤고, 아마추어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버틀러 캐빈에 초대됐다.

도미니크 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아시아 퍼시픽 이사는 "만약 대회가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개최됐다면, 역사가 어떻게 변했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마쓰야마도 동감하는 부분이다. 그는 "당시 18세였고, 운이 좋았다. 큰 대회에서 뛰는 것은 행운이다. 2010년과 2011년 두 대회에 출전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마스터스를 처음 방문하고 나서 '매년 오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 깊이 자리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마쓰야마는 어릴 때부터 골프에 두각을 보였다. 4세 때 클럽 챔피언인 부친(미키오)을 따라 골프 연습장에 처음 간 그는 8세에 100타를 깼다. 이후 지주쿠고와 토호쿠후쿠시대를 나왔다.

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은 2014년 메모리얼 토너먼트로 그의 나이 22세였다. 이후 두 번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4승을 더 기록했다.

상승 곡선을 그리나 했던 그는 이후 우승이 없었다. 아쉽게 우승을 놓칠 때가 많았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연습장에 끝까지 남아서 연습해야 했고, 인터뷰하기 싫어도 인터뷰를 해야 했다. 인내심의 연속이었다. '영어도 못 하지만, 일본어도 못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사실 이는 본인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해서 기쁘긴 하지만, 좋아하는 일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애덤 스콧(호주)은 마쓰야마의 우승이 아시아 골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마쓰야마는 일본에서 우즈와 동급이다.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에 골프 열풍이 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린 재킷을 입은 마쓰야마는 이렇게 말했다. "선구자가 됐으면 한다. 어린 선수들이 나를 따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나의 뒤를 이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일본 등 아시아 골프에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 불가능은 없다. 우리가 목표를 세우고 의지를 갖는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추아 추 치앙(Chuah Choo Chiang)
- PGA투어 APAC 국제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수석 이사
 

[사진=추아 추 치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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