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성화 GS홈쇼핑 CVC사업부 상무 "온·오프라인 시너지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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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5-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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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병법인 GS리테일 미래 먹거리 발굴 전망

  • 사업영역 맞춰 미션·방법론 진화 모색

  • 부릉 투자해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역량 강화

  • 최근 블록체인 기술과 시너지…유통이력 추적

이성화 GS홈쇼핑 CVC사업부장 상무. [사진=GS홈쇼핑 제공]

GS홈쇼핑은 '투자 DNA'로 성장을 이끌어 낸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이던 2011년부터 벤처기업 투자 플랫폼을 구축해왔고, 이를 기반으로 핵심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했다.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했던 이유다. 

허 회장은 2014년부터 벤처기업 투자를 통한 미래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단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CVC(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 역할을 확대했고, 다른 대기업보다 오랜 시간 CVC 경험을 축적해왔다. 2019년에는 영업이익 절반 이상을 벤처 기업에 투자할 정도로 힘을 쏟았다.

이성화 GS홈쇼핑 CVC사업부장 상무(43)는 그 핵심에 있다. SK텔레콤에서 사업개발 및 투자팀에 근무한 이 상무는 액센추어,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 글로벌 컨설팅 업체를 거쳤다. GS홈쇼핑과는 액센추어 재직 당시인 2014년 CVC 컨설팅 프로젝트를 도맡으면서 인연을 맺었고, 2017년 합류했다. 

현재 GS홈쇼핑이 올 1분기 기준 국내외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스타트업은 700여개에 달하며, 총 투자금액은 약 2000억원이다. GS홈쇼핑 CVC가 10년 동안 회사와 스타트업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며 쌓아온 결과물이다. 

GS홈쇼핑 CVC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 7월 GS리테일과 합병 이후에도 합병법인 GS리테일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 상무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CVC는 GS홈쇼핑의 중요한 성장 방법론으로 오랜 시간을 거쳐 발전시켜왔다"면서 "올해는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지속하면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꾀하며 회사의 규모와 사업 영역에 맞춰 미션과 방법론의 진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변하는 유통 생태계에서 합종연횡을 통한 빠른 대응은 필수사항이 됐다. 이 상무는 "쿠팡, 카카오, 네이버 등 최근 유통업계를 주도하는 사업자들은 대부분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면서 "이들은 불과 몇 년 만에 유통 대기업을 위협하는 공룡으로 성장했고 전통적인 유통 사업자들은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변화에 적응해 보려고 많은 시도를 하고 있지만 내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스타트업 투자·인수를 통해 협업을 늘려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면서 "앞으로는 지분 투자 뿐 아니라 M&A도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GS홈쇼핑 제공]

GS홈쇼핑 CVC사업부의 역할은 합병법인 GS리테일이 발표한 시너지 전략에서도 이미 잘 나타난다.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의 지분 19.53%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총 12만평 규모의 물류센터(오프라인 31개·디지털커머스 3개·홈쇼핑 물류센터 2개 등)를 확보하고 있는데, 추후 △오프라인 점포의 배송거점화 △6개 센터 추가 신축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강화 등을 통해 배송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GS홈쇼핑은 메쉬코리아에 투자를 단행해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역량을 강화했다. 이 상무는 "합병 이전에도 각 사는 각 사에 최적화된 물류 자산을 갖고 있었는데 메쉬코리아의 라스트마일과 도심형 물류센터까지 더해지면서 간선에서 라스트마일, 즉시, 당일 배송까지 제공 가능한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젠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구매 방식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물류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배송의 시간 뿐 아니라 배달 받을 장소와 방식까지도 고객이 선택 가능하다"고 말했다.

디지털전환(DT) 역량을 결합해 '나를 가장 잘 알아주는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도 합병법인 GS리테일의 핵심 시너지 전략 방안 중 하나인데, 이 역시 투자를 통해 이미 역량을 갖췄다. GS홈쇼핑은 업계에서 DT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다. 2020년 매출 기준 TV 비중이 약 40%에 불과하고, 모바일·온라인 등 기타가 약 60%에 달한다.

CVC가 투자한 AI 광고 솔루션 스타트업인 몰로코(Moloco) 지원 덕이 컸다. GS홈쇼핑 CVC는 자체 모바일 앱인 GS샵의 고객 유입을 늘리기 위해 몰로코에 74억원을 투자했다. 몰로코는 광고 소재 최적화 기능인 DCR(Dynamic Creative)을 활용해 GS샵 사용자의 행동과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앱 화면에 추천 상품을 띄웠고 광고비 대비 매출액(ROAS) 4000%를 달성했다.

이 상무는 "몰로코라는 훌륭한 팀을 활용해 고객을 좀 더 효과적으로 찾고 고객들에게 더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주고 있다"면서 "기술력이 좋은 팀이라 내부 역량으로 만들기 어려운 추천 엔진과 광고 플랫폼을 수혈 받아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잘 활용하고 있으며 몰로코는 최근 10억달러 기업 가치를 인정 받고 유니콘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GS홈쇼핑 제공]

최근 들어서는 블록체인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GS홈쇼핑은 최근 스타트업 '구하다'와 함께 '산지애 사과' 유통이력관리시스템, 명품 큐레이션 플랫폼 'GS가 구하다'를 내놓았다.

유통이력관리시스템은 지난해 GS홈쇼핑에서 전사적으로 추진한 DT의 한 과제로 시작됐다. 산지로부터 고객까지 여러 공급망사슬 단계에서의 품질 이력을 관리하고, 그 정보를 고객에까지 제공해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았고 '구하다'와 손을 잡았다.

가장 먼저 내놓은 산지애 사과 서비스의 경우 사과를 산 소비자가 사과박스에 기재된 QR코드를 통해 어떤 농가에서 사과가 입고돼 어떤 중간 유통망을 거쳐 GS홈쇼핑에 전달된 뒤 배송됐는지 전체 정보를 볼 수 있다.

GS가 구하다는 유럽 명품 전문샵에서 업데이트하는 해외 명품을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확인해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서비스다. 가품 이슈, 재고 관리, 환불, 교환 등 명품 직구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실시간 블록체인 기록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앞으로 GS홈쇼핑은 구하다와 협업해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블록체인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상무는 "유통업의 본질은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중간자 역할인데 이 역할은 여러가지 제품들의 SCM(공급망 관리)을 엮는 것"이라면서 "SCM 영역은 여러 단계에서 다양한 참여자가 수많은 데이터를 생성하는데 블록체인을 통해 데이터를 관리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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