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버핏이 꼬집은 4가지 경제 이슈 #비트코인 #개미 #스팩 #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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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5-0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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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을 '쥐약'이라 지적한 워런 버핏, 2인자 멍거의 암호화폐 비난에 동의

  • "스팩·로빈후드 열풍 조심해야… 항공 주 매각은 여전히 후회 안해"

  • "애플 지분 일부 매각은 나의 실수, 법인세 인상은 걱정하지 않아"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1년간 발생한 경제 이슈를 되짚었다. 버핏 회장은 암호화폐와 우회상장(SPAC) 열풍, 개인투자자 급증 현상 등을 지적하며 올해 1분기 좋은 성적을 거둔 애플을 치켜세웠다. 미국 정부의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지지 의사를 밝혔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쓸모 없어... 우회상장·로빈후드 열풍 조심"

[그래픽=우한재 기자, whj@ajunews.com]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1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를 온라인에서 개최했다. 행사에 참여한 버핏 회장은 암호화폐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개인투자자에게 카지노 같은 주식 투기 대신 투자로서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1년 동안 암호화폐는 전 세계 경제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암호화폐의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해에만 가격이 4배 이상 오른 데 이어 올해 약 80% 이상 상승하며 암호화폐 열풍을 주도했다.

일각에선 암호화폐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암호화폐의 제도권 입성이 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 1년간 미국 월가는 암호화폐 관련 상품을 준비하기도 했고, 테슬라, 넥슨 등 유명 기업도 암호화폐에 투자한 사실을 공시했다.

하지만 버핏 회장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쥐약’이라고 표현하며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관론자임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월 CNBC와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는 기본적으로 아무 가치가 없고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나는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암호화폐에 대해 "역겹고 문명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다. 허공에서 발명한 금융상품이고 납치범과 강탈범에게 유용하다“고 비판했다.

버핏 회장도 멍거 부회장 말에 동의했다. 그는 “지금 주주 총회를 보는 수십만명이 비트코인을 가진 반면 쇼트(매도) 입장은 2명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 사람들을 화나고 불행하게 만들고 우리 두 명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것은 멍청한 방법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버핏 회장은 지난해 미국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를 통한 개인투자자 급증 현상을 두고 투기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로빈후드는 무료 수수료 서비스로 인기를 끌며 월평균 앱 다운로드 건수를 2019년 78만7569건에서 2020년 141만9972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미국 JMP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 상장이 목표인 로빈후드가 지난 1~2월에 새로 유치한 고객은 6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버핏 회장에게 로빈후드는 일확천금을 좇는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장으로 보였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카지노 같은 집단이 주식 시장에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들어왔다. 상장을 앞둔 로빈후드 기업공개(IPO)를 기대 중이다”라고 비꼬았다. 멍거 부회장도 로빈후드를 두고 “황소 앞에서 붉은 깃발을 흔들고 있는 격이다. 선량한 시민들이 그런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다. 우리는 나쁜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벌고 싶지는 않다”고 비판했다.

미국 증권가에서 급증하고 있는 SPAC에도 우려를 표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SPAC 공모 건수는 230건으로, 기존의 기업공개(IPO) 210건을 넘어섰다.

버핏 회장은 SPAC을 ‘살인자’에 비유하며 유행이 지속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SPAC은 2년 안에 돈을 써야 한다. 내 머리에 총을 들이대면 그렇게 하겠다. SPAC은 항상 사모펀드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SPAC에 돈이 몰리고 있고, 월가도 돈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다. SPAC이 오랫동안 잘 작동해왔지만 유명한 이름과 관련되면 무엇이든 팔 수 있는 구조다”라고 지적했다.

버핏 회장은 올해 ‘항공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고수했다. 지난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핏 회장은 미국 항공사 지분 수십억 달러를 매각한 사실을 밝혔지만, 이후 항공 주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버핏 회장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및 비즈니스에 관련된 항공 여행 미래는 아직 불확실하다. 여전히 항공사업 관련 주식을 사고 싶지 않다. 해외여행 시대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 버크셔해서웨이가 역사상 좋은 순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구상 어떤 회사보다 순자산이 많다. 우리 같은 투자사가 큰 지분을 유지했다면 미국 의회가 항공사에 제공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승인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자신의 선택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애플은 사람에게 꼭 필요...법인세 인상은 걱정 안 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버핏 회장은 항공주 대신 애플에 지속해서 투자할 것임을 드러냈다. 애플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54% 증가한 895억8000만 달러(약 100조625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이 지난해 4분기 보유한 애플 주식 중 3.7%를 매각한 사실을 ‘실수’라고 표현한 이유다.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다. 올해 3월 기준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1110억 달러(약 124조6863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버핏 회장은 “애플은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주식이다. 3만5000달러(약 3930만원)짜리 차와 애플 중 포기할 것을 선택하라 하면 차를 포기할 것이다”라며 애플을 치켜세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성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진 버핏 회장은 “모든 사람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기업 소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초보 투자자들에게 “훌륭한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단순히 유망한 산업을 선택하는 것보다 더 복잡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버핏 회장은 30년 전 상위 20개 기업 중 단 한 곳도 현재 상위 20개 기업에 포함되지 않은 점을 상기시키며 “자본주의가 특히 자본가들에게 엄청나게 잘 작동했다. 세계는 매우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투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덱스 펀드를 이용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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