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막자" …연준 넘쳐나는 돈 흡수 '진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4-18 17:1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단기금리 조정 위해 역레포 금리인상 등 조치 취할 것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시장에 넘쳐나는 '돈' 때문이다. 정부의 코로나19 부양책 덕에 자금이 넘치면서 초단기 금리는 급락하고 있다. 오버나이트 레포금리는 거의 마이너스 영역에 근접하고 있다. 
 
초단기 금리 또 마이너스? 
1일 단기 금리를 뜻하는 오버나이트 레포금리는 3월말 -0.06%까지 급락했다. 최근 다시 반등하기는 했지만, 단기 금리의 밴치마크가 되고 있는 담보부조달금리(SOFR)는 3월 이후 0.01%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유동성 확대로 초단기 금리가 마이너스 영역에 근접할 경우 미국 금융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

연준은 단기금리를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 중앙은행이 쓸 것으로 예상되는 방안은 2가지다.

바로 역레포(RRP) 금리와 초과지급준비금리(IOER) 인상이다.

우선 레포 금리는 시중은행들이 국채를 담보로 연준에게 단기간 돈을 빌릴 때 기준이 되는 금리다. 반대로 역레포 금리는 연준이 시중은행들에게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다.

연준은 지난 2013년 시중에 넘쳐나는 여윳돈을 흡수하기 위해서 RRP 제도를 도입했다. 역레포 금리가 상승하면 시중은행에 쌓인 돈들이 연준으로 흘러가게 된다. 현재 역레포 금리 수준은 0%다. 

IOER 인상 역시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초과지급준비금은 시중은행이 법정지급준비금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돈을 말한다. 만약 초과지급준비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면,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IOER을 기준으로 이자를 지급한다. 때문에 연준은 시중은행의 초과지급준비금 흡수를 늘리기 위해 IOER 인상 카드를 고려할 수 있다. 

앞서 연준은 이미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역레포 한도를 300억 달러에서 800억 달러로 올리면서 단기금리 조정의 의지를 나타냈다.
 
연준 테이퍼링 당기나? 
시중에 현금이 많거나, 현금성 자산의 수요가 높을 경우, 초단기 금리는 마이너로 가기 쉽다. 이는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에 반하는 것이다. 연준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단기금리의 하락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만기가 1년이하인 미국 국채금리도 거의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미국 금융시장에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코로나19로 인한 장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에 선을 그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될 경우 은행 경영은 크게 악화한다. 또 미국은 일본, 유럽과는 달리 자산의 위탁처가 단기국채로 운용되는 머니마켓펀드(MMF)인 경우가 많다. MMF의 규모는 4조7000억 달러가 넘는다. 단기국채가 마이너스가 될 경우 MMF의 가치는 크게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연준은 단기금리의 마이너스 추락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레포 한도를 확대해도 시중에 풀린 돈의 규모가 워낙 커 충분히 흡수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시중은행이 넘치는 지급준비금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 민간의 예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마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최근 블랙록을 비롯한 일부 금융기관에서 자산매입규모 축소, 즉 테이퍼링 언급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블랙록은 지난 13일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빠르면 6월 FOMC에서 테이퍼링과 관련된 힌트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도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DC 경제클럽과의 비대면 원격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를 향해 유의미한 추가 진전을 이룰 때, 테이퍼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면서 "아마 우리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시점보다 매우 앞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자산매입을 현 수준과 비슷하게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에서 다소 변화한 것이다. 

만약, 단기금리의 하락이 이어질 경우 파월 의장이 말한 '변화'는 정말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올 수 있다고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