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가 女 오너 2세 엇갈린 코로나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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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1-04-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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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왼쪽부터), 최혜원 형지I&C 대표,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박이라 세정과미래 대표. [사진=각 사 제공]

패션업계 여성 오너 2세가 이끄는 회사 영원무역홀딩스와 형지I&C, 한세엠케이 실적이 눈에 띄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원무역그룹 성기학 회장 차녀인 영원무역 성래은 사장은 코로나19에 들어맞는 사업 다변화로 호실적을 내놓았다. 반대로 형지그룹 최병호 회장 맏딸인 최혜원 형지I&C 대표, 한세그룹 김동녕 회장 막내딸인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는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성래은 대표가 이끄는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2조8510억원과 영업이익 3408억원을 올렸다. 이는 2019년보다 각각 4%, 14%씩 늘어난 수준이다. 무엇보다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를 해둔 덕이 컸다. 영원무역은 지난 2015년 사업범위 확장을 위해 유럽 고가자전거 브랜드 '스캇' 지분 50.01%를 인수했고, 자전거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안전한 대체 교통수단으로 떠오르며 급성장했다.

물론 주력 사업인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도 코로나19로 인한 패션 업황 침체에 비해서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영원무역은 최근 아웃도어 트렌드인 '에슬러저룩(가벼운 스포츠룩)' 트렌드에 적절하게 대응해 바이어나 품목 구성을 성공적으로 다변화했다는 것이다. 성래은 대표는 2016년 3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반면 형지I&C는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 매출은 6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가량 감소했다. 순손실은 67억원으로 전년보다 손실액이 76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타격도 컸지만, 회사는 공교롭게도 최혜원 대표가 취임한 2015년 이듬해부터 적자로 돌아선 이후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 누적 적자가 쌓이면서 결손금은 329억원에 달하고 있다.

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한세엠케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손실 각각 2202억원, 1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8% 줄고 2년 연속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2019년보다 적자 폭은 21%가량 줄었다. 김지원 대표는 2019년 12월부터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 공동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유아복 전문업체 한세드림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374억원, 75억원으로, 전년보다 13%, 31%씩 줄었다.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의 막내 박이라 대표가 이끄는 세정과미래도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세정과미래는 경기 불황과 전반적인 영캐주얼 패션 시장의 침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들이 이중 타격을 입고 있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올해 초부터 캐주얼 브랜드 니(NII) 매각 작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세정그룹은 시장 변화에 따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브랜드 효율 제고와 내실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래도 올해는 패션 업황이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2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백화점 매출 성장률은 39.6%로 반등을 시작했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을 기점으로 대다수의 패션 기업들의 실적이 턴어라운드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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