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통화 전쟁] ① 中 공산당 통제 강화 수단…국제적 파급 효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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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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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통화 전쟁이 거세지고 있다. 먼저 치고 나오는 국가는 중국이다. 위안은 중앙은행 발행 통화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디지털 흐름을 타고 있다. 이에 긴장하는 쪽은 미국이다. 글로벌 슈퍼파워를 유지하게 만들어줬던 달러의 위상이 디지털 흐름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위안, 통화주권과 법정통화 지위 보호" 
중국은 법정 통화를 컴퓨터 코드로 전환하는 과감한 시도를 가장 먼저 해냈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의 국제적 사용이 확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위안은 미국 중심의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벗어나 보다 독립적인 힘을 가지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보다 중앙집권적인 통제력을 키우기 위해 돈을 비롯한 여러 가지를 디지털화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미래 기술 발전에서 선두에 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디지털 화폐는 아마존이 소매시장을 바꾸고, 우버가 택시시스템을 바꿨던 것처럼 금융시장의 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의 무창춘 디지털화폐 연구소장은 “통화 주권 보호와 법정통화의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계획은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리서치회사 에노도 이코노믹스의 다이애나 초이레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해 지난 2013년부터 러시아에서 망명 중인 전 NS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 등은 글로벌 은행간 금융통신망(Society for Global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s Network·SWIFT)의 거래 추적 시스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게 했다고 주장한다. 

초이레바 수석은 "중국 공산당은 통제에 집착하며, 내정 간섭을 매우 꺼린다"면서 "(중국이)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국제 결제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고 미국이 중국 은행들의 달러 자금 조달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이 기축통화 지위 위협할까? 
 디지털 위안이 과연 달러의 지위를 위협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전 국제통화기금(IMF)에 근무했으며, 현재는 정책연구소(싱크탱크) 아애틀랜틱 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조쉬 립스키는 “달러를 위협하는 것은 국가안보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디지털'이 기축통화의 지위를 확보하게 해주는 마법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론 디지털화가 국제금융시스템에서 위안화의 유통을 더욱 손쉽게 만들어 줄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제재를 무효화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위안화의 위상에 큰 변화를 준 것은 오히려 국제은행간결제 시스템의 개발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15년에 SWIFT의 라이벌 시스템으로 선보였던 위안화 국제결제 시스템(CIPS · 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은 러시아, 이란, 베니수엘라 같은 국가들이 수출품에 대해 위안화로 대금을 받는 것이 더 쉬워지게 만들어 국제금융시스템 내에서 위안화의 존재감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IMF 중국 분문장이었으며. 코넬 대학교의 교수이기도 한 에스워 프라사드는 중국 위안화가 세계기축통화 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디지털 위안 발행이 그 기폭제가 될 지는  모른다고 지적한다. 프라사드는 “이미 대부분의 국제 결제는 디지털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디지털 위안이 과연 국제결제 시스템에 엄청난 충격을 줄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국제무역거래에서 달러화의 비중은 무려 88%에 달하며, 위안화는 4%에 불과하다.

프라사드는 디지털 위안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할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지적한다. 미국 국채시장의 유동성, 달러 환율의 유연성, 자유로운 국제적 유통은 물론이고 미국의 독립적인 사법체계와 중앙은행도 달러의 국제적 위상을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자본시장 개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고객으로 가지고 있는 서구 금융기관들이 중국 화폐를 당장 안전자산으로 소유할 이유는 없다는 게 프라사드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국제무역에서 위안화의 결제 비중은 심지어 지난 2015년보다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의 디지털 위안은 인민은행에 의해 통제된다. 때문에 디지털 위안은 중국 정부가 경제와 인민들을 통제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는 비트코인과는 구분되기 때문이다.

스테파니 시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정학적 이유가 아닌 국가정치가 디지털 위안화를 출범시키는 진정한 동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서 많은 금융활동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같은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중앙은행과 다른 규제기관들은 이 활동을 잘 볼 수 없었고 이는 중국 당국이 싫어하는 것이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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