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집단면역 도전]코로나 청정국 선점 야심…100세 노인까지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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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04-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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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속도전, 하루평균 500만회 접종

  • 베이징 1000만 돌파, 지방 경쟁 치열

  • 연말께 집단면역 달성 낙관론 넘쳐나

  • WHO 결과에 반색, 이미지 개선 호기

  • 경제·올림픽 성패와 직결 전략적 판단

지난 2일 충칭시 위베이구의 한 실내 체육관 내 백신 접종 구역에서 주민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0세 노인까지 백신을 맞힐 정도로 극성이다.

관변 전문가들은 이르면 연말께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는 지나친 낙관론을 펼치기도 한다.

'코로나 청정국' 지위를 선점해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넘친다.

물론 경제 회복과 내년 초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라는 현실적 이유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1억3000도스 넘겼지만…사람이 너무 많다

5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중국 내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 건수는 1억3667만7000도스(1호 접종분)로 집계됐다.

물량으로는 미국과 함께 세계 1~2위 수준이지만, 접종률은 5% 안팎에 불과하다. 인구 대국이라 접종 대상자가 너무 많은 탓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입 역할을 맡은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중원사)는 "바이러스 해외 유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지만 영원히 그럴 수는 없다"며 "모든 국가가 (백신) 접종을 잘했는데 중국만 면역이 없다면 위험해진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유하면서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평균 550만 도스 분량의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주요 지방정부들은 거의 매일 누적 접종 건수를 발표하며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지난 2일 기준 접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604만명은 2차 접종까지 끝냈다. 누적 접종은 1604만5500도스로 집계됐다.

933만명이 18~59세 구간에 몰려 있지만 고령자에 대한 접종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고령자는 100세 여성이다.

상하이의 누적 접종은 250만 도스를 넘었고,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후베이성은 632만 도스 분량의 접종이 실시됐다.

중국신문망은 "도시별로 백신 접종 계획을 수립하는 게 최대 임무가 됐다"며 "몇몇 도시는 '6월까지 상주 인구의 50% 접종 완료' 등 접종률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말까지 집단면역 가능" 호들갑

백신 물량이 달리자 일부 지역은 외부 백신을 도입하기도 한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접종 중인 홍콩이 대표적이다.

이 백신은 푸싱의약이 바이오엔테크와 제휴를 맺고 독점 공급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화이자'를 떼고 푸싱-바이오엔테크 백신으로 부른다.

이 밖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중국 진출을 추진 중이지만 중국과 영국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백신 접종이 활성화하자 관변 전문가들은 이르면 연말께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 원사는 "6월 말이나 7월까지 중국인의 40%가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도 6월까지 접종률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중국 내 백신 제조업체들은 연말까지 최대 26억 도스 분량을 생산할 수 있다며 정부 방침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가오푸(高福)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은 "현재 생산 능력을 감안할 때 올해 말에서 내년 중순 사이 인구의 70~80%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말까지 집단면역을 기본적으로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3일 기준 중국 내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이 1억3667만7000도스를 넘어섰다는 내용의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 내용. [사진=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경제회복·올림픽 위해 필수불가결

최근 벌어지는 백신 접종 속도전에 대해 한 베이징 소식통은 "코로나19 발원국이라는 오명을 씻고 바이러스 청정국이라는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한 조치"라고 봤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해 발표한 조사 보고서는 중국에 날개를 달아줬다.

WHO 조사팀은 바이러스가 후베이성 우한의 실험실에서 직원 감염 등을 통해 유출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결론지었다.

또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이 발병의 근원지가 아닐 수 있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참여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근면성과 전문성에 찬사를 보낸다"며 반색했다.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6% 이상'으로 제시했다. 실제로는 8%대 성장률 달성이 유력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코로나19 방역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글로벌 경제도 회복기에 접어들며, 대외 인적 교류가 확대돼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중국산 백신이 아직 국제 사회에서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중국이 '백신여권' 도입과 상호 인증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집단면역 달성은 시급한 과제다.

올림픽 경기마다 관중이 빼곡히 들어찬다면 이미 실패작으로 굳어진 도쿄올림픽과의 극적인 대비를 보여줄 수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중국의 방역 성과를 전 세계에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라며 "내년 가을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장기 집권에 도전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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