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작년 3분기 OECD 평균 집값 30% 올랐는데, 한국은 8%?…"기준 달라"

박기람 기자입력 : 2021-03-31 16:44
전문가들 "전체 주택유형 포함한 통계…아파트값으로 따지면 상위권"

[그래픽=연합뉴스]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집값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 집값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통계의 근거가 다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한국의 순위가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5년과 비교해 지난해 3분기(7∼9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의 평균 집값 상승률은 1년 전보다 5%가 오른 30%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20년간 가장 빠른 속도라고 WSJ는 평가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평균을 밑도는 8.1%를 기록했으며, 서울 지역 한정으로는 한때 최고 15%까지 올랐다. 이에 WSJ는 "서울에서 일부 부부들이 저금리 대출을 많이 받기 위해 혼인신고를 늦추고 집을 사는 사례도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다른 통계에서도 한국의 집값은 낮게 측정됐다.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글로벌 주택 가격 지수'(Global House Price Index)에 따르면 한국의 2020년 3분기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2.9% 올라 주요 56개국 중 39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평균 상승률인 4.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만 이는 전국의 단독주택, 빌라 등 모든 주택 유형을 포함한 수치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을 반영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 집값의 기준이 되는 아파트값으로 통계를 내면 한국은 여전히 상위권이라는 의미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OECD 등 해외의 부동산 통계에서는 아파트뿐 아닌 다가구, 단독주택 등 모든 주택 유형을 포함했을 가능성이 높다. 나라마다 주택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통계로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아파트값으로 주택 시장을 판단하는데, 다른 나라의 경우 아파트 비중이 낮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모든 유형의 주택을 통계 기준으로 잡았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일부 아시아 지역은 아파트 문화가 크지만, 서구권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나라별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통계로 판단을 내리긴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한국의 집값 상승률은 사실상 상위권으로 봐야 한다. 미국·영국 등 주요 5개국보다는 낮을 수 있지만, 전 세계 중에서 낮은 편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집값과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5.36%과 7.57%로, 9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통계에는 상승세가 더욱 뚜렷하다. 전국 아파트값은 2015년 3분기 평균치는 95.3에서 2020년 3분기 113.1로 18.67%가 올랐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85.1에서 147.9로, 무려 73.8%가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잇단 부동산 정책이 나오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 실제 지난해 7월 임대차법 시행 후 전셋값과 집값이 동반 상승했다.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집을 사려는 매매 수요로 돌아서고 2030 젊은 층이 패닉바잉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월13일 세입자의 권리 옹호하는 사람들이 보스턴의 에드워드 W. 브룩 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집값 상승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각국이 집값 폭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주요 대도시의 평균주택가격을 측정하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1월 전년동월대비 11.2% 상승해 2006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G2인 중국 역시 집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광둥성 선전시의 주택가격은 지난 1년 동안 16%가 오르면서, 이달 초 중국 중앙은행 총재는 주택가격의 조정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밴쿠버의 주택 가격은 지난 6월 말 기준 1년 새 무려 32%에 달하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세계 주요 도시 중 집값 부담이 가장 높은 곳으로 지목된 호주 시드니에서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너무 많아 일부 은행이 대출 처리에 애를 먹는 상황도 벌어졌다.

유럽 집값은 미국이나 중국보다 경제 전망이 어두운데도 계속 오르고 있다. 정부가 급여 보조금과 대출 상환 유예 등 지원을 지속하고, 대출 금리도 낮아서다. 유로존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35%로 이례적으로 낮다.

뉴질랜드의 2월 부동산 중위가격이 전년 대비 23% 오르면서,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강화했다. 스웨덴은 중앙은행이 17개월째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는 가운데 스톡홀름의 주택 가격은 지난해 16% 급등해 유럽 주요 도시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팬데믹 이전부터 수년간 이어져 온 저금리 효과로 부동산 가격은 계속 높아지고 있었다"면서 "거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침체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풀린 풍부한 유동성은 주택 시장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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