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업 넘어 디지코로...KT "미디어 콘텐츠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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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1-03-2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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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23일 미디어 콘텐츠 사업전략 발표

  • 선순환 수익구조 강화..."메타 플랫폼으로 도약"

  • 2023년까지 원천IP 1000개 확보...K콘텐츠 확대

  • 개방·공유·육성 등 '위드 KT'로 K콘텐츠 위상↑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제공]

지난해 10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선언한 KT가 22일 구체적인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흥행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에 핀포인트로 투자하고, 콘텐츠 전문 기업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들과 상생하는 '위드KT(WithKT)'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 콘텐츠를 디지코(Digico) KT의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현재 글로벌 미디어 시장은 기존 콘텐츠 사업자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 경계가 무너졌다. 시장은 플랫폼 중심에서 콘텐츠 제작역량을 가진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는 사업자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자 플랫폼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KT는 1300만 가입자 기반의 유료방송 서비스에 실시간 채널, OTT(모바일동영상서비스), 음원 서비스 등 미디어 플랫폼을 포함해, 콘텐츠 제작과 유통역량, 원천IP(지식재산) 전문 자회사까지 보유한 종합 미디어그룹이다. 가장 많은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했고 콘텐츠 전문기업 스토리위즈를 설립하고 KTH와 나스미디어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등 개별 그룹사 사업의 내실도 다졌다.

지난해 KT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매출은 3조1939억원에 이른다. 10여년 간 연평균 15% 수준의 매출 증가율(CAGR)을 기록하면서 전체 KT그룹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더 나아가 KT는 그룹 내 미디어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기반으로 투자규모를 늘리고 본격적인 콘텐츠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KT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밸류체인. 사진=KT 제공]

방대한 미디어 빅데이터로 흥행 성공률 높인다
KT는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비 회수 구조(리쿱율)와 미디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콘텐츠 사업에서 성공사례를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신설한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법인 KT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IP 자산을 활용해 드라마와 영화, 예능 등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스카이티브이(skyTV) 실시간 채널과 올레tv, 스카이라이프 등 KT그룹 플랫폼의 1,2차 콘텐츠 판권을 유통하는 역할도 맡는다. 이외에 KTH와 시즌(Seezn) 등을 통한 후속 판권유통이나 지니뮤직 등을 통한 콘텐츠 부가가치도 끌어낸다. 콘텐츠를 제작한 뒤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이를 다시 콘텐츠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KT그룹 내에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간 다져온 KT의 1300만 고객 빅데이터도 강력한 무기다. 미디어 빅데이터는 감독과 작가, 출연진 등의 기본정보와 KT만이 보유한 장면분석 정보를 결합한 콘텐츠 데이터에 초 단위의 콘텐츠 시청 집중도와 유지율, 콘텐츠 이용패턴(실시간 방송유입 및 이탈, TV UI 이용로그 등)과 같은 시청 데이터를 더했다. KT 측은 "미디어 업계의 일반적인 실시간 방송 시청률 샘플링 데이터의 약 3000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한다.

KT는 인공지능(AI) 기술로 흥행 예측모델을 도출하고 10단계의 정교한 흥행 등급을 구성해 KT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활용한다. KT스튜디오지니는 KT의 미디어 빅데이터를 장르, 배우, 소재를 구상하는 단계부터 콘텐츠 별 특성에 맞는 최적의 유통 경로를 설계하는데 적용한다.
'모두에 개방·이익 공유·창작자 육성' 위드KT 생태계 만든다
KT스튜디오지니는 위드KT(With KT)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KT그룹이 보유한 플랫폼 간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한편, 국내외 유력 제작사와 플랫폼 사업자들과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겠다는 목표다.

KT스튜디오지니의 위드KT 생태계는 '연결'을 핵심가치로 △개방 △공유 △육성 등 세 가지 측면의 콘텐츠 협력 구조로 이뤄진다. 먼저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지 않은 콘텐츠 제작사를 포함해 국내외 OTT, 모바일 플랫폼 기업 등과 광범위한 협력을 도모한다. 현재 KT스튜디오지니는 유력 제작사 10여곳을 비롯해 중소 제작사 10여곳과 개방적 구조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또한 KT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수익뿐만 아니라 IP자산까지 제작사와 공유한다. 흥행한 콘텐츠가 제작사의 실질적인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국내 창작자들의 육성에도 앞장선다. 신진 창작자와 제작사를 발굴해 올레tv와 시즌에서 방영될 숏폼 콘텐츠 제작을 맡기고, 이를 토대로 향후 대작 콘텐츠까지 제작할 수 있는 메가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는 "KT가 왜 콘텐츠 제작에 나서느냐는 질문에는, 반대로 여태껏 KT가 스튜디오 사업에 나서지 않았느냐고 되묻고 싶다"며 "KT는 성공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콘텐츠 산업에서 제작자들이 창작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안정적으로 콘텐츠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까지 원천IP 1000개 확보..."K콘텐츠 글로벌 시장 확대"
앞으로 KT 스튜디오지니는 2023년 말까지 원천 IP 1000여 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외부 투자와 전문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우선 IP 펀드를 조성하고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스토리위즈의 원천 IP 확보와 개발에 속도를 낸다. 또 30여개 타이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KT그룹의 미디어 플랫폼으로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 스카이티브이의 실시간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대작(텐트폴, tent pole)' 드라마를 제작하고 시청률 순위 10위권 내 진입을 목표로 한다.

KT 스튜디오지니의 첫 작품은 올해 3분기 내 공개를 목표로 제작 중이며, 콘텐츠 제작 물량은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국내외 다양한 플랫폼사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 콘텐츠 판로를 확장할 계획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미디어는 고객들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축이며, KT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으로 디지코 KT의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이라고 자신한다"며 "KT그룹 역량을 미디어 콘텐츠로 집결하고 K-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윤용필,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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