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테슬라] 주가 왜 떨어지나…월가·외신의 분석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혜인 기자
입력 2021-03-20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테슬라 주가, 올해만 7.44% 추락

  • 경쟁심화·기술논란·美 국채 불안

[사진=로이터통신]



전기자동차(EV) 시장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테슬라 주가는 왜 하락할까. 글로벌 투자은행, 주요 경제·투자 전문 매체들은 테슬라 주가 하락 배경으로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테슬라 기술 논란 △미국 장기 국채금리(채권수익률) 변동성을 꼽았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된 테슬라의 주가는 전일 대비 48.65달러(6.93%)가 폭락한 653.1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에만 7.44%가 빠졌다.

 

테슬라 모델Y. [사진=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완성차 업체의 EV 생산···‘선두자’ 테슬라 지위 ‘흔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CNBC 등 미국 주요 경제전문매체는 테슬라의 주가 하락에 주목하며 ‘테슬라의 추락’에 비중을 둔 기사를 쏟아냈다.

이들은 대부분 기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 제너럴모터스(GM), 폴크스바겐, 포드 등과 테슬라의 주가 흐름을 비교하며 전기차 시장의 왕좌로 불렀던 테슬라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 트렌드 변화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것을 ‘테슬라 붕괴’의 배경으로 꼽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와 폭스바겐이 향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할 것이라며 승자를 ‘폭스바겐’으로 짚어 주목을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7일 폭스바겐이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를 제치고 독일증시 시가총액 1위를 탈환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눈부신 재기’라고 표현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16일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대수에서 테슬라를 넘어설 것이라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공매도 강자’로 불리는 랜스다운파트너스의 퍼 레칸더 펀드매니저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주가에 거품이 가득하다며 “테슬라에 공매를 걸어놨고,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해 테슬라에 굴욕을 선사했다.

특히 그는 “테슬라(주가)는 붕괴할 것”이라며 “올해는 기존 업체(완성차 업체)가 재기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주에서 테슬라 모델3와의 충돌 사고로 부서진 경찰차. [사진=미국 미시건주 경찰 트위터 캡처]

 
◆테슬라 최대 무기 ‘완전자율주행’도 불안?

일각에서는 테슬라 전기차를 둘러싼 잇단 사고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충돌 사고 23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고, 이 중 3건은 최근 몇 주 사이에 발생했다.

테슬라 차량은 최근 미시간주에서 주차 중이던 경찰 순찰차를 들이받았고, 얼마 전에는 화물차 밑으로 끼어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도 사고가 접수됐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당시 테슬라 사고 차량은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UBS는 앞서 폴크스바겐이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를 앞지르리라 전망하면서도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을 높이 평가했다.

UBS 보고서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폴크스바겐을 훨씬 앞서고 있다”면서 폴크스바겐이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에도 나서고 있지만,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은 폴크스바겐 보다 몇 년이나 앞서 있기 때문에 쉽게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폴크스바겐이 생산량 측면에서 테슬라를 앞설 수는 있어도 완전자율주행(FSD)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테슬라의 기술이 여전히 월등해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미래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NHTSA가 테슬라의 FSD에 칼을 겨누자 회사 미래가치에 기대를 걸었던 투자자들이 하나둘씩 테슬라를 떠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NHTSA는 “(테슬라의) 새 기술을 면밀히 감시할 것이고, 안전 위험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3개월 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테슬라 주가 변동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캡처]

 
◆치솟는 美 국채금리···‘성장주’ 테슬라에 직격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발(發) 미국 장기 국채금리 폭등 충격도 테슬라 주가에 악재가 됐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는 자동차 업계의 주가 운명이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에 엇갈렸다고 전하며 테슬라, 포드, GM 등을 언급했다.

‘기술주’로 분류된 테슬라와 달리 포드, GM 등 완성차 업체는 ‘가치주’로 분류된다.

경기 회복 가속화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은 그동안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으로 성장했던 기술주에 치명타다. 국채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은 기술주의 미래수익 기대를 축소해 현재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떨어뜨린다.

실제 이날 테슬라가 1.7%대까지 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에 7%가량 추락하는 사이 포드와 GM은 각각 1.58%, 1.30%의 비교적 적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배런스는 테슬라와 포드, GM의 엇갈린 주가 배경으로 이들이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퇴직연금’을 꼽았다. 배런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한 달간 17%가 빠졌지만, GM과 포드는 각각 14%, 10%가 뛰었다.

배런스는 “GM과 포드의 퇴직금 지급 예상액은 1750억 달러인데 적립액은 1550억 달러로 200억 달러가 부족한 상태”라며 금리 상승이 이들의 퇴직충당금 적립 부담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10년 만기 국채를 매입해 국채이자로 퇴직금을 지급하려 한다면 국채금리가 높을수록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줄어든다는 판단에서다.

배런스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1.6%이고, GM과 포드가 연금수당을 합쳐 100억 달러를 지급하는 상황에서 금리 변동에 따른 이들의 현금 부담 규모를 추산했다.

만약 이들이 10년 만기 국채를 사들어 국채 이자로 퇴직금을 지급하려 한다면 국채금리 1.6%에서는 6300억 달러가 필요하지만, 국채금리가 5%로 상승하면 2000억 달러만 필요하다는 것이 배런스의 설명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