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지역서 바라본 경계의 의미 ‘보더리스 사이트’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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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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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 284서 오는 5월 9일까지 전시

임동우 작가의 ‘복수 간판’ [사진=공진원 제공]


“단둥(丹東)에서 바라본 신의주는 경계가 있는데 마치 경계가 없는 것 같아서 놀라웠습니다. 경계를 넘어 다양한 교류를 하고 있었습니다.”

박성태 정림건축문화재단 상임이사가 2019년 전시를 위해 작가들과 함께 찾았던 단둥에 대한 기억을 전했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접경 지역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이 주최하고 정림건축문화재단(이사장 김형국·)이 주관한 기획전시 ‘보더리스 사이트 Border-less.site’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 284에서 개막했다.

‘보더리스 사이트’ 전시는 코로나19로 국가 간의 경계가 강화되고 타지에 대한 배타성이 커진 오늘날, 뉴노멀의 시대를 맞이하며 ‘경계’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기획됐다.

제1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예술감독을 맡았던 박 상임이사는 “신의주-단둥 지역은 군사적 요충지이자 대외 교류의 길목이다. 새로운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이 지역에 대한 역사적, 사회적 조사부터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총 세 개의 파트로 구분된 ‘보더리스 사이트’는 서현석, 신제현, 이원호, 전소정 등 18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경계지역에 대한 작가들의 다채로운 시선을 소개한다.

‘복수 간판’을 만든 임동우 작가는 “중국인, 북한인, 한국인, 북한 화교 등이 뒤섞여 살아가는 경계 도시에서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바로 조선어와 한글이다”며 “중국어와 혼재되어 쓰이는 한글과 조선어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언어로 다가온다. 융합된 상징물처럼 보이는 한글 간판을 통해 낯선 경계의 새로운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은 단둥지역을 다녀온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간접체험을 할 수 있다. 김태동 작가는 지도상의 경계선인 압록강 위에서 배를 타고 찍은 수많은 사진을 재조합한 ‘On The River’를 선보였다.

압록강 위에서 포착한 ‘저쪽’의 사진 풍경은 일상처럼 평범했다. 빨래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탄 아저씨, 낚시하는 사람들, 반짝이는 압록강의 윤슬 등이 담겨 있었다.

북한 군인과 눈이 마주쳤을 때 떨렸다고 밝힌 김 작가는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일상이 분명했지만 역사와 이념의 프레임이 만들어낸 긴장감에 흔들린 것은 철저하게 타인이었던 작가와 카메라였던 것은 아닌지 되짚어본다”며 “경계선이라고 했을 때 손쉽게 떠올리는 ‘선’은 어디에 존재할까? 그 선 위에서 흔들리는 우리는 ‘저쪽’을, 혹은 우리 자신을 어떻게 응시하고 있었을지 되묻는다”고 전했다.

김승배 공진원 디자인본부장은 “전시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가졌던 경계의 의미가 단절이 아닌 연결의 의미로 확장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며”“경계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5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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