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전서 AZ백신 접종 후 3명 사망, 누적 5명... "이상 반응 간과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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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1-03-0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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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50대 2명·뇌전증 앓던 대전 20대도 접종 후 사망…누적 5명

  • 정부, 백신-사망 인과성 역학조사중…"인과성 확인된 해외 사례 없어"

  • "기저질환자 백신 접종 후 사망, 백신이 사망 '방아쇠'된 것" 경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한 가운데,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3건 추가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도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정부는 역사가 짧은 코로나19 백신 특성상 거부감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접종 참여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의료계는 일단 백신 접종 필요성에 동의하며 접종을 독려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이상반응에 대해 안일한 태도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 대상 코로나19 백신 자체 접종이 실시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김연수 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이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은 뒤 사망한 사람이 3명 추가돼 누적 5명으로 늘었다. 사망한 5명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 받았다. 이날 추가된 사망자 3명 중 2명은 전북지역 요양병원 2곳에서, 나머지 1명은 대전 중증장애시설에서 각각 발생했다.

전북 지역 사망자 2명은 기저질환자로 확인됐다. 전주시 소재 요양병원 입원자인 A씨는 지난 2일 오전 9시경 백신을 접종했으며, 41시간 뒤인 이날 오전 2시 사망했다. 이 사망자는 지난해 6월 뇌출혈이 발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지역 다른 사망자 B씨는 부안군 소재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로, 심근경색과 당뇨 등의 질환을 앓고 있었다. 지난 3일 오전 11시경 백신을 맞고 15시간이 지난 이날 오전 2시경 사망했다.

대전 중증장애인시설 입소자인 20대 여성은 기저질환으로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었으며, 지난 2일 접종을 받은 뒤 42시간이 지나 이날 오전 5시 30분경 사망했다. 추진단은 이날 추가로 사망한 3명의 사인이 코로나19 백신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은희 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현재 돌아가신 분들이 요양시설, 요양병원에 계신 분들이기 때문에 (모두) 기저질환이 있다"면서도 "어제 사망한 사례 2건의 경우 컨디션에 관한 객관적인 징후에 대해 '정상'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사망자들은 기저질환자로 확인됐으나, 전날 사망자들은 기저질환이 없음에도 사망한 사례인 셈이다.

이에 정부는 해외 주요 사례를 언급하며 불안한 여론을 달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의료계도 일단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접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세계 각국에서도 접종 후에 기저질환자나 다른 원인으로 사망자가 다수 보고됐지만, 조사 결과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이자나 AZ 백신으로 인한 사망으로 확인된 사례는 아직 없다"며 "국민들께서 과도한 불안감을 갖고 접종을 피하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상급종합병원인 서울대병원에선 이날 의료진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하며 독려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1호 접종자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의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며,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을 인정하는 조건이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한 감염병 전문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나타난 이상반응을 대부분 경증으로 치부하고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 이후 환자 상태가 나빠지고, 폐 질환·뇌졸중·폐색 등이 나타난다면 기저질환이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임상적 인과관계가 증명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먼저 접종 후 사망자를 부검했을 때, 어떤 증상이나 특징이 나타났을 때 백신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전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백신 접종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면서도 "사망 사고의 경우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을 정확히 조사해 국민의 불안과 혼란을 덜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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