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잇(IT)슈]'애플 협력업체' 中고어텍...큰손도 줄줄이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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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3-04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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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에어팟 인기에 코로나에도 지난해 매출 쑥

  • 자회사 상장 전 IPO에 3734억원 유치

  • 투자자 라인업...시장 관심

※ ‘차이나잇(IT)슈’는 넘쳐나는 정보 속 지나칠 수 있는 중국 IT 핫이슈를 집중 조명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사진=고어텍 홈페이지]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판매량이 급증할 때마다 수혜를 입는 중국 기업이 있다. 바로 중국 무선기술회사 고어텍(歌爾股份, 002241, 선전거래소)이다. 고어텍은 애플 에어팟 생산 협력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고어텍은 최근 자회사 마이크로전자 부문 분할 상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대규모 투자를 확보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고어텍, 마이크로전자 부문 분할 상장 초읽기··· 대규모 투자 확보

고어텍은 지난 1일 밤 공고를 통해 자회사 고어텍마이크로전자구펀유한회사(이하 고어텍마이크로전자)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에 15명의 투자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고어텍마이크로전자는 이번 투자로 총 21억5000만 위안(약 3734억원)을 유치했다. 이로써 이번 투자자들은 고어텍마이크로전자의 지분 10.41%를 확보하게 된다. 조달한 자금 중 6058만 위안은 고어텍마이크로전자의 등록 자본으로 활용할 예정이며, 나머지는 자본준비금으로 쓰이게 된다.

고어텍 측은 이번에 외부 투자자들을 확보한 것은 고어텍의 발전 목표에 부합한다면서 "분할 상장에 앞서 투자를 확보함으로써 핵심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주주 구성 다원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주주 지배 구조를 살펴보면 원래는 최대주주인 고어텍이 보유한 고어텍마이크로전자 지분이 95.88%였다. 이어 장룽 고어텍마이크로전자 최고경영자(CEO), 쑹칭링 고어텍마이크로전자 총경리가 각각 2.06%씩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신규 투자자가 추가되면서 최대 주주인 고어택의 보유 지분은 95.88%에서 85.9%로 축소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투자자들의 '화려한 라인업'이다. 지방 국유기업과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 계열사, 중국 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인 중국국제금융공사(中金公司·CICC) 계열사가 포함됐다. 

이는 그만큼 고어텍마이크로전자에 대한 전망이 밝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중국 뉴스 포털 제몐이 전했다. 고어텍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전자 부문의 향후 수익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고어텍 MEMS(미세전자제어기술) 관련 사업 부문은 전 세계 순위 9위에 들 정도로 시장 경쟁력이 있다. 고어텍은 전 세계 MEMS 관련 사업 '톱10' 순위에 유일하게 진입한 중국 기업이기도 하다.
 

[그래픽=아주경제]

 
고어텍, 코로나19에도 지난해 실적 기대 이상··· 순익 122.94%↑

고어텍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어텍에 따르면 2020년 매출이 576억13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63.92% 급증했다. 8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익은 전년 대비 122.94% 급증한 28억55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순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는 전체 매출의 40% 넘게 차지하는 완전무선 이어폰(TWS)을 비롯한 스마트 음향기기 사업 매출이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TWS가 전체 웨어러블 장치 시장을 이끌며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TWS 시장 점유율 1위인 애플의 에어팟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 신스다이증권은 올해도 에어팟 출하량이 1억1000만~1억2000만대로 예상되면서 매출이 꾸준히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고어텍은 '부품+완제품'의 발전 전략을 견지해 정밀제조업 분야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TWS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움과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가상·증강현실(AR·VR) 스마트 기기 사업에도 열을 올리면서 안정적인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신스다이증권은 2021~2022년 고어텍 매출 전망치를 각각 783억, 1095억 위안으로 잡았다. 같은 기간 순익은 45억2000만, 62억3000만 위안으로 전망했다. 이어 고어텍의 2021~2022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각각 1.28위안, 1.98위안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예상 주가수익배율(PE)은 30배, 22배로 전망했다. 고어텍 투자의견은 '강력 추천'으로 유지했다.
 

장빈(姜濱) 고어텍 창업주. [사진=웨이보 캡처]

고어텍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장빈 회장의 경영철학

고어텍이 이처럼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건 산둥성 최고 부호인 장빈(姜濱) 고어텍 창업주의 남다른 경영 철학 덕분이다. 회사 창업 7년 만에 상장까지 성공시키며 초고속 성장을 일궈냈다.

사실 그의 창업 스토리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고학력자이며, 고어텍을 창업하기 이전에 전기·전자 분야에서 20여년간 일했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제몐에 따르면 장 회장은 2001년 아내인 후샹메이(胡雙美)와 고어텍의 전신인 웨이팡이리다전기음향유한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고어텍마이크로전자 CEO를 맡고 있는 동생 장룽은 2005년 미국에서 귀국해 합류했다.

장 회장은 음향 기술의 개발 및 업그레이드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립 3년 만에 고어텍은 자체 연구개발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출시했고, 해당 이어폰은 2006년 중국 10대 블루투스 브랜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출시한 지 2년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2008년 5월 선전거래소에 상장한 고어텍은 중국 산둥성에서 첫 번째로 상장한 IT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애플 부품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매출은 급등세를 보였다. 2013년 한 해 매출이 100억 위안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고어텍이 마냥 탄탄대로만 걸어온 건 아니다. 상장하자마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치면서 주문량이 대폭 줄어 창업 후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다. 2009년 1분기 공장 가동률이 50~60%로 줄었고,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6%나 감소했다.

당시 고어텍의 제품군이 지나치게 단일화돼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장 회장은 제품군을 확대하는 대신 고객층을 늘리는 쪽으로 전략을 짰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개인 고객을 포기하는 대신, 기업 고객을 잡는 데 주력한 것이다. 그 덕분에 현재까지 애플과의 관계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때의 전략이 현재 고어텍의 실적 성장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고어텍의 성장세에 주가도 덩달아 상승하면서 장 회장의 몸값도 치솟았다. 지난해 4월 포브스가 발표한 '2020년 글로벌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장 회장의 재산은 32억 달러로 글로벌 1000대 부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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