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완의 짠내일기] ③ 화이트데이 말고 '노머니데이'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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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1-03-0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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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분화된 세대별 소비행태… 20대는 '즐겨라', 30대는 '지켜라'

  • 하루 지출 0원 '노머니데이'로 투자 목돈 만들기

  • "부자 되기 위한 조건? 스스로 불편하게 만들어야"

[편집자 주]​ 바른 소비습관이 재테크의 첫걸음입니다. '짠테크(구두쇠+재테크)'를 통한 지출 다이어트로 젊은 직장인들이 따라 할 수 있는 '푼돈' 아끼는 비법을 소개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식과 부동산 투자만이 재테크는 아니다. 수중에 있는 돈을 지키는 것도 재테크가 될 수 있다. 과거 주식으로 16억가량을 손해 봤다고 밝힌 방송인 조영구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내가 가진 돈을) 잘 지키고 있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라며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했다. 그의 말대로 새 나가는 돈을 틀어막고 지출 0원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노머니족'이다.

노머니족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사람들로, 직장인이 다수인 30대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알바몬이 2030 성인 남녀 1147명을 대상으로 '삶의 중요한 가치 유형'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20대는 61.5%가 욜로족(본인 만족을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소비)을 택했으나 30대는 50.9%가 노머니족을 골랐다. 20대 소비 행태가 '즐겨라'라면 30대는 '지켜라'가 소비 키워드인 셈이다.
 
노머니족만 근검절약? 세계 부자들의 '헉'소리 나는 절약 정신

돈을 아끼는 습관은 노머니족만의 일은 아니다. 근검절약을 신조로 삼는 세계 최고 부자들도 있다. 세계 7위 부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63년 전 3만1500달러(약 3800만원)를 주고 산 집에서 한 해의 절반 이상을 보낸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그의 집은 건물 면적이 541.6m²(약 164평)로 미국 중산층 주택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침 식사도 5000원을 넘지 않을 만큼 단출하다. 미국 HBO에서 방영된 '워런 버핏 되기'를 보면 버핏 회장은 늘 맥도날드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하는데, 주식투자 수익이 좋은 날에는 베이컨과 달걀, 비스킷이 포함된 3.17달러(약 3800원) 세트를 시킨다. 반면 주가가 하락했을 때는 가장 저렴한 2.61달러(약 2900원) 세트를 먹는다.
 

[사진=미국 HBO 다큐멘터리 '워런 버핏 되기'(Becoming Warren Buffet)의 한 장면]


버핏 회장은 할인 쿠폰 사랑도 남다르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빌 게이츠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이하 게이츠재단) 회장이 버핏 회장에게 보낸 게이츠 재단 연례 이메일을 통해 수년 전 두 세계 부호의 홍콩 여행기를 소개했다. 게이츠 회장은 메일에서 "홍콩 여행 중 우리는 점심으로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기로 했는데, 이때 점심을 사겠다던 당신(버핏 회장)이 주머니에서 꺼낸 건 바로 쿠폰이었다. (버핏 회장은)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법을 가르쳐줬다"고 회상했다.

세계 최대 가구회사인 이케아 설립자 잉그바르 캄프라드도 절약 정신이 투철한 기업가다. 그의 생전 자산은 330억 달러(약 37조2000억원)에 달했지만, 해외 출장에는 언제나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고집했다. 점심도 저렴한 이케아 푸드코트를 이용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했다. 그는 스위스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남들이 나를 보고 인색하다고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회사의 절약 원칙을 따르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다가올 화이트데이에는 '노머니데이' 어때요

직장인에게 커피 한 잔은 하루를 여는 원동력이자, 졸음을 쫓는 자극제다. 이렇다 보니 직장인이 커피값에 쏟는 지출이 만만치 않다. 사람인이 직장인 1759명을 대상으로 커피 소비를 조사한 결과 직장인 절반 이상(51.1%)은 커피값 지출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은 하루 평균 2잔의 커피를 마시며, 주로 마시는 커피 1잔당 가격은 4000원대(20.8%)와 3000원대(19.3%)였다. 여기에 디저트까지 더 하면 밥값보다 커피값이 더 나가는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에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노머니데이'를 결심했다. 잦은 티타임으로 하루 1만원씩 꼬박 나가는 커피값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노머니데이는 출퇴근에 드는 교통비를 제외하고 온종일 돈을 쓰지 않는 것을 말한다. A씨가 일주일에 한 번 노머니데이를 하면, 한달은 4만원, 1년이면 50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 노머니데이를 늘릴수록 저축액은 더 커진다.

노머니데이는 충동적인 소비 습관을 억제하는 짠테크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몸에 밴 소비 습관을 하루 만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동기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노머니데이로 100만원을 모아 해외여행 가기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또한 노머니데이를 하기 전에는 본인의 회사 업무 일정을 고려해야 한다. 외부 일정이 많은 날은 노머니데이를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혼자 업무를 보는 날을 노머니데이로 정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등 특정 요일의 지출을 0원으로 만드는 게 좋다. 이후 익숙해지면 노머니데이 횟수를 일주일에 한 번에서 두 번으로 늘려 자잘한 지출을 지속해서 줄여야 한다.

노머니데이로 아낀 돈으로 저축 통장을 만드는 것도 추천한다. 노머니족은 이를 '동기부여 통장'이라고 하는데, 노머니데이로 아낀 돈을 바로 저축하면 자신이 얼마큼 아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노머니데이를 지속하게 만드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고 싶은 게 있어도 조금 참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그렇게 아낀 돈으로 재테크에 투자해야 한다. 그런 작은 습관이 모여 부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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