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 지고, 자동차극장·캠핑장 떴다...코로나가 바꾼 여행지도

기수정 문화팀 팀장입력 : 2021-02-23 10:31
도심에서 청정 여행지로 여행 선호도 변화…골프장 지출도 '증가'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김은경씨(40)는 가족과 함께 강원도 한 캠핑장에 다녀왔다. 예년같았으면 아이가 좋아하는 테마파크나 워터파크 등을 자주 다녀왔을 테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김씨 가족의 여행법을 바꿨다. 타인과의 접촉이 상대적으로 덜한 휴양림이나 캠핑장 등을 주로 찾기 시작한 것이다. 숙소도 대규모 리조트나 호텔보다는 풀빌라나 독채 등을 주로 이용하게 됐다.

김씨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한동안 외출도 자제하다가 답답함이 극대화하면서 사람의 발길이 덜한 곳을 찾아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며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덜한 곳에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내국인의 국내여행 지형도를 확 바꿔놓았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가 지난 17일 오픈한 관광특화 빅데이터 플랫폼 '한국관광 데이터랩'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에 2020년 전국 지역 방문자 수는 2019년도에 비해 평균 18% 줄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나 비대면 자연 관광지, 캠핑장, 수도권 공원 등은 오히려 방문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업종에 대한 지출도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도와는 크게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양양·밀양·옹진·고흥·기장···방문자 수 증가한 '청정 여행지'

관광공사는 먼저 이동통신 빅데이터(KT)를 활용해 기초지자체별 방문자 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천공항이 위치한 인천 중구(-37%)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경북 울릉군(-31%)은 그 뒤를 이었다. 서울 중구(-29%)와 서대문구(-27%), 종로구(-26%), 대구 중구(-26%)도 방문자 수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양양군은 2019년에 비해 방문자 수가 10%가량 늘었다. 섬이 많은 인천 옹진군도 7% 증가했다. 이와 함께 경남 밀양시(7%), 전남 고흥군(6%), 부산 기장군(5%) 등도 방문자 수가 늘었다. 모두 청정관광지로 인식하는 곳이나 숨은 관광지가 있는 곳이다.

◆3월 대구 방문자 급감···신천지발 집단감염 '원인'

시기별(광역지자체 레벨)로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했던 지난해 3월(-36%)과 9월(-28%), 12월(-26%) 지역 방문자 수 감소 추세가 두드러졌다. 가장 감소폭이 컸던 기간과 지역은 3월 대구(-57%)·경북(-44%), 4월 제주(-44%), 8월과 12월 서울(-41%) 순이었다. 대구·경북지역은 코로나19 초기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한 집단감염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해 방문자 수가 가장 크게 증가한 기간과 지역은 5월 강원(10%)도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기간이었던 10월 강원(5%)과 전남(8%), 전북(8%), 경남(8%), 경북(8%) 등은 일시적으로 방문자 수가 2019년에 비해 증가했다.

다만 12월은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하고 겨울축제가 취소 또는 축소되는 등 겨울여행 특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방문자 수가 2019년도에 비해 26%나 줄었다. 겨울축제가 많고, 스키장이 있는 강원지역은 28% 감소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량 자동차극장·캠핑장·골프장 등 '증가'

여행 목적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내비게이션 데이터(T map) 활용 관광지 유형별 검색 건수 분석 결과, 2019년도보다 건수가 늘어난 곳은 대표 비대면 여행지인 자동차극장(144%)이다. 대중이 몰리는 영화관 나들이가 꺼려지면서 자동차극장을 찾는 이가 더 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캠핑장(54%)과 낚시(42%), 해수욕장(39%), 골프장(30%) 등의 비율도 높았다.

반면 인구밀집 또는 실내시설인 내국인 카지노(-62%)나 놀이시설(-59%), 경마장(-58%), 과학관(-56%) 등은 검색 건수가 크게 줄었다. 

◆에버랜드·롯데월드, 여의도 한강공원·을왕리 해수욕장에 순위 뺏겨

구체적인 검색 건수를 살펴보면 여행패턴이 바뀐 것이 더 눈에 띈다.  2019년까지 각각 1·2위를 차지했던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는 지난해 자연관광지인 여의도 한강공원과 을왕리 해수욕장에 순위를 뺏겼다. 테마파크 대신 공원과 바다같은 자연관광지가 상위 검색지점을 다수 차지했다. 

◆여행업·면세점, 문화서비스 등 관광업종 지출 급감

관광업종 소비지출은 2019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 2020년 BC카드 사용자의 관광업종 지출을 살펴보면 여행사 등 여행업과 면세점은 90%까지 추락했고, 영화관, 극장 등 문화 서비스도 73%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 이동을 꺼리면서 렌터카 지출은 2019년도에 비해 57% 증가했다.

체험형 레저스포츠 소비는 2019년도보다 6%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충북(19%)과 제주(4%), 강원(3%)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레저스포츠 소비가 오히려 늘었다. 골프장에서의 지출 증가가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레저스포츠 세부 유형별 지출은 테마파크가 속한 종합레저타운 지출이 61% 감소했고, 스키장도 51%로 크게 줄었다. 반면 골프장 지출은 오히려 2019년도에 비해 1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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