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과의 인연 '잿더미'…무주 덕유산리조트 티롤 호텔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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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02-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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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도 힘든데 불까지…한밤중에 89명 대피·인명피해 '無'

무주덕유산리조트 화재로 80여명이 대피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장기화에 힘든 리조트가 또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북 무주군 덕유산리조트 내 티롤 호텔에서 한밤중에 발생한 화재로 투숙객과 직원 89명이 긴급 대피한 것이다. 

◆목조건물서 화재···투숙객·직원 긴급 대피

2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4분경 이 호텔 5층 옥상 목조 구조물에서 화재가 발생, 투숙객과 직원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1시 50분경 대응 단계를 1단계로 발령했다. 하지만 옥상에서 시작한 불씨가 건물 전체로 번지자, 1시간 30여분 만에 대응 2단계로 격상하고 인근 소방관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했다. 

다행히 불길은 3시간 30여분만에 잡혔지만, 호텔 건물이 '목조 구조물'인 데다가 강풍까지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피한 인원은 임시로 마련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소방본부는 건물 옥상 처마 지붕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무주 덕유산 리조트 티롤리안룸 전경[사진=무주 덕유산 리조트 제공]


◆화재 난 티롤호텔, 마이클 잭슨과 인연 '잿더미'로 

전형적인 리조트 호텔의 분위기를 기본 콘셉트로 지어진 알프스풍 산악 휴양 호텔 '티롤(Tirol)'의 화재가 더욱 안타까움을 사는 이유는 마이클 잭슨과의 인연 때문이다. 

때는 바야흐로 1997년 11월 18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의 초청으로 마이클 잭슨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기 위해 극비리에 방한했고, 이곳 501호(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묵었다. 잭슨 일행이 머문 2박 3일간 숙식비만 1000여만원을 쓰고 갔다. 당시 경비는 우리나라 대통령보다 삼엄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조트 측은 잭슨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501호를 마이클 잭슨방으로 바꿨다. 잭슨은 떠나기 전 침대 나무 협탁에 볼펜 철심으로 친필 사인과 함께 '우리 아이들을 아끼고, 구해주십시오. 한국은 신(god)이고, 무주는 사랑. 영원한 사랑을 담아(LOVE and SAVE OUR CHILDREN. KOREA IS GOD AND MUJU IS LOVE. LOVE always)'라는 글귀를 새겨놓았다. 

티롤 호텔의 또 다른 스위트룸은 '박세리 방'으로 통한다. 잭슨이 다녀간 후 1년이 지난 1998년 US 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으로 우승한 박세리는 2001년 이곳을 찾았다. 이유는 스키를 즐기다 탈골 부상을 입어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박세리 사진과 사인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5층 스위트룸 내외부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고, 잭슨·세리와의 추억도 그렇게 화마에 묻혔다.

업계 관계자는 "스키장 리조트로 오랜 역사가 있는 이곳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유명인사가 방문하며 명성을 떨치던 곳이라 더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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