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POP] '日 열도 들끊게 할 K-팝의 불꽃'···JYP·빅히트 현지화 그룹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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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21-01-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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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세계화 열풍 속에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일본을 겨냥한 아이돌 그룹 육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JYP엔터테언먼트가 일본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니쥬'를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끈데 이어 이번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일본 무대 데뷔를 목표로 내건 신인그룹을 상반기에 내놓는다. 다시금 열도를 달아오르게 할 K팝의 물결을 들여다본다. 

빅히트 재팬 소속으로 데뷔를 앞둔 케이·니콜라스·의주·경민·타키[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 빅히트 '일본판 방탄소년단 만든다'
 
2000년대 K팝 1.0 시대에는 국내 음악을 그대로 해외에 전달하는 형식이었다. 국내에서 발표한 노래를 현지 언어로 번역해 부르거나, 해외 팬들이 한국어 노래를 습득하는 형식이었다. 조금 진보적 마인드를 가진 그룹이 외국어에 능숙한 교포 출신 멤버를 포함하는 정도였다.

K팝 2.0은 좀더 적극적인 형태였다. 한국 멤버들에 외국인 멤버들을 더해 언어와 문화 장벽을 낮추려 했다. 그리고 K팝 3.0은 또 다른 형태로 변화했다. 아예 현지인 멤버들을 K팝 트레이닝 시스템대로 가다듬어 완벽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려 한다.

빅히트는 최근 일본 법인 빅히트 재팬을 통해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대형 신인’ 엔하이픈을 배출한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아이랜드’ 출신인 일본인 멤버 케이와 타키를 비롯해 니콜라스, 의주, 경민 등 5명에 ‘+α’를 모집한다. 빅히트는 이들을 시작으로 글로벌 신인을 계속 선보인다는 계획.
 
이번 프로젝트가 ‘일본판 방탄소년단’ 만들기로 보이는 이유는 빅히트의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은 물론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단이 이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만든 빅히트 수장 방시혁을 비롯 음악 프로듀서 피독, 퍼포먼스 디렉터 손성득이 참여한다. 일본 쪽 스태프도 저명한 업계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번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석하는 퍼포먼스 디렉터 이노우에 사쿠라는 LA를 거점으로 7년간 미국에서 활동한 안무가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Womanizer Circus’ 뮤직비디오 안무를 맡아 MTV Australia Video Music Awards 2009 ‘베스트 콜레오그래퍼상’을 수상했다. 현재 일본, 한국 대만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이마이 료스케는 일본 가수 아무로 나미에, 이토유나, 지브라, 모닝구 무스메, w-inds 등과 곡 작업을 했던 유명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다. 소마 젠다(Soma Genda)는 방탄소년단의 ‘크리스탈 스노우(Crystal Snow)’를 작업해 빅히트와 연인이 있는 인물로 그간 보아, 아라시 등의 노래를 작곡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 JYP '니쥬' 성공으로 일본 현지화 가능성 입증
 
이 같은 전략은 이미 니쥬의 성공으로 입증된 바 있다.
 
현재 일본을 흔들고 있는 니쥬는 박진영이 이끄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일본 소니뮤직사와 손잡고 만든 그룹이다. 지난해 6월 데뷔해 연일 신기록 행진 중이다. 데뷔곡 ‘메이크 유 해피’로 현지 여성 아티스트 사상 최초로 1억 스트리밍을 돌파하며 돌풍을 몰고 다닌다. 7일 데뷔 싱글 ‘스텝 앤드 어 스텝’이 오리콘 주간 차트 1위를 재탈환하는 기록까지 썼다.
 
멤버들은 현지에서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발탁된 후 JYP에서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았다. 9명의 멤버 모두 일본인으로, 현지에서는 ‘일본판 트와이스’로 불리기도 한다. ‘걸그룹 명가’로 꼽히는 JYP의 육성 시스템과 현지화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쥬의 성공 요인은 복합적이다. 이들을 발탁한 오디션 서바이벌이 이미 검증된 화제성을 담보로 하는데다 국내 3대 공룡으로 꼽히는 JYP의 트레이닝과 프로듀싱 능력이 수반됐다. 일본 소니뮤직의 파워도 더해지며 날개를 달았다. 무엇보다 'K팝을 부르는 일본인 그룹'이라는 전무후무한 형태의 걸그룹이 등장했다는 것 자체에 팬들과 업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는 새로운 한류시대에 대비하는 또 하나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과거 해외에서 외국인 멤버를 영입해 케이팝 그룹을 제작해온 것과 달리 이제는 멤버 선발부터 데뷔, 활동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해외에서 ‘맞춤’하고 해외에서 소비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 다시 일본, "침체된 일본 아이돌 시장, K팝으로 활기'
 
글로벌 프로젝트가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현재 일본 아이돌 시장이 이렇다할 스타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 아이돌은 쟈니스 엔터인먼트를 중심으로 수십년간 고인물 현상이 심각하고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국민 아이돌 아라시는 활동 중단을 결정해 그 공백을 메울 그룹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 틈새를 K팝 현지화 시스템이 메꾸어낼 수 있다는 예측이다. 

특히 일본은 가요계에서 거대하고도 충성도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아레나급(1만6000천석 이상) 대형 공연장이 각지에 위치해 대규모 팬들을 유치할 수도 있다. 현지 파트너사들의 대응도 깔끔해 일부 중국, 동남아 공연처럼 공연 후 비용 정산에 어려움을 겪을 일도 없다. 
 
물론 우려 지점도 있다. K팝만의 색을 잃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국민정서 문제도 있다. 실제로 니쥬는 한 멤버가 전범기업 창업자의 자손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인 그룹은 K팝 노하우와 로컬 전략이 더해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아티스트들의 해외 활동이 가로막히면서 현지화 그룹은 향후 국내 엔터테인먼트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도달점으로 자리잡아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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