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그동안 축적한 재원을 발판삼아 향후 3년 이내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을 공식화 했다. 올해 반도체 부문 슈퍼 사이클이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대형 M&A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을 열고 "당사는 지난 3년간 의미있는 인수합병(M&A)을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가장 확실한 주주환원 정책은 기업의 지속 성장이기에 향후 3년간 의미있는 M&A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최윤호 삼성전자 CFO(사장)가 올해부터 3년간(2021~2023년) 시행할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현금 증가는 경영 부담...M&A를 통해 지속 성장할 것”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최 사장은 "삼성전자는 기존 산업에서 시장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에서도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보유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으로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자동차 전장회사인 하만 인수 이후 M&A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등과 맞물려 삼성이 그동안 보유한 재원에 비해 M&A는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해왔다.

삼성전자는 M&A의 구체적인 시기를 못박지 않았지만, 올해 실적 전망을 겸하는 이번 콘퍼런스 콜에서 언급했다는 점에서 연내 추진할 공산이 커 보인다.

최 사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지난 수년간 M&A를 위해 시장 조사를 꾸준히 해왔으며 매우 신중히 검토해왔다"며 "현재로선 확실한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그간 잘 준비해온 것을 토대로 의미있는 M&A가 실행될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 애널리스트가 향후 3년간 주주환원정책에서도 잉여현금흐름(FCF : Free Cash Flow)의 50% 배당 정책을 유지한 데 따른 현금 보유 문제를 지적하자, 최 사장은 "지난 주주환원 정책기간에 M&A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해 보유 현금이 증가했고, 지속적인 현금 증가는 회사 경영에서도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며 조속한 M&A를 암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총 116조2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FCF의 50%를 배당에 쓰더라도 시설 투자나 M&A를 하지 않으면 나머지 잉여금은 계속 현금으로 쌓인다. 

업계는 지난 2019년 이 부회장이 공언한 '반도체 비전 2030'에 따라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한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나 파운드리 분야의 글로벌 기업 한두 곳의 인수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본다.
 

삼성 반도체 D램 모듈 [사진=삼성전자 제공]

 
“올 상반기 D램 업황 회복...美 투자 결정된 바 없어”

삼성전자는 다만 최근 언급된 미국에서의 대규모 설비 증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미국 오스틴 증설 등 미국 투자와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며 "파운드리 생산 능력 확보는 늘 상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용인 기흥, 평택, 화성 사업장을 비롯해 미국 오스틴 등 국내외 사업장에서의 생산성 최적화를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인텔의 파운드리 아웃소싱 수주 여부에 대해서도 "고객사 이야기라 말하기 힘들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다만 "파운드리 아웃소싱은 시장을 확대하는 기회로, 그동안 주력해온 선단 공정 기술력과 솔루션을 적극 활용해 HPC(하이퍼포먼스컴퓨팅) 시장 등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수주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날 컨콜에서 잇달아 제기된 올해 D램 시장 전망에 대해 삼성전자는 "올해 모바일은 세트 수요 증가와 5G 스마트폰 중저가 모델 확산으로 수요가 기대된다"며 "PC는 탑재량 증가 및 스포츠 이벤트로 TV 수요도 회복해 D램은 상반기 업황 회복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를 대비한 생산 계획도 갖췄다고 밝혔다. 한 부사장은 "올해부터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1a를 본격 생산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EUV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14나노 4세대 D램을 멀티 스탭 기술을 적용해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DDR5는 현재 주요 칩셋 업체와 협력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고, 양산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스마트폰 사업을 관할하는 IM(IT & Mobile Communications)부문의 성장 전략에 대해서 김성구 삼성전자 상무는 "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전작 모델 사용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제품 완성도를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간 영업이익이 35조9939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2%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영업이익이 35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3년과 2017년, 2018년 이후 네번째다. 매출은 총 236조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2.78%) 증가해 역대 세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9조470억원, 매출 61조5515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26.35%, 2.78% 증가했다. 전년 대비 양호한 성적이지만, 분기 12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작년 3분기)에 비해서는 실적이 둔화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우리은행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페이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