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때아닌 '호황'누리는 이커머스업계, 중위권 경쟁 치열
  • 글로벌 유통기업 아마존 손잡은 11번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태풍' 몰고올지 주목
 

[사진=11번가 제공]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SK텔레콤의 11번가와 손잡고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마존은 미국, 영국 등 6개 나라에서 이커머스 1위이지만, 11번가는 거래액 기준으로 국내 시장점유율이 네이버, 쿠팡,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4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이커머스 업계는 지난해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그만큼 저마다 서비스 차별화 전략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상위권과 중위권 업체들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그런 가운데 중위권 선두였던 11번가가 아마존과의 제휴를 선언하자, 업계는 바짝 긴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중위권 업체들의 인수·합병(M&A)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나왔다.

11번가를 비롯해 위메프, 티몬 등 중위권 업체들이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효율화를 지향하면서 M&A를 대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 '차별화'에 승부 거는 11번가

지난 해 11월 SK텔레콤은 11번가가 기업공개(IPO) 등 국내 시장에서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아마존에게 신주인수권리를 부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11번가가 아마존과 손 잡은 것은 성장 전략으로 '규모' 대신 '차별화'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등 선두주자를 좇아 무작정 덩치를 키우기엔 비용적 부담이 과해지기에 아마존과 손을 잡고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는 올해 아마존과의 서비스 론칭을 위해 준비가 한창이다. 우선 11번가 내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유료 멤버십 모델을 내세워 충성고객을 붙잡아 두는 '록인(Lock in)' 효과를 기대할 것이란 예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11번가는 차별화를 위해 '적과의 동침' 전략도 서슴지 않고 선택했다. 이종산업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11번가는 '속도가 경쟁력'인 배송 서비스를 보완하기 위해 이달 SSG닷컴과 손잡았다. 11번가 내에서 '오늘장보기' 기능을 통해 식재료 등을 주문하면 SSG닷컴을 통해 다음날 새벽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11번가는 배송 서비스를 보완하고 신선식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히는 효과를, SSG닷컴은 고객 유입 통로를 넓히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윈윈'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번가는 SSG닷컴 외에 GS프레시몰과도 제휴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11번가의 파격 행보는 기업공개(IPO)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SK텔레콤은 내년 11번가 IPO를 추진해 자금조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는 시장 여건과 11번가의 사업적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PO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11번가가 추진하는 여러가지 사업에 대해 온전히 가치를 평가 받아야 하고 자본시장의 여건도 고려해야 하기에 구체적인 시기를 정해두진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출혈경쟁을 지속하면서 외형 성장에 치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IPO 등으로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꾀하고 차별화된 특장점을 내세우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 경영 공백에 정체된 위메프

위메프는 경영 공백이 길어지며 정체기를 맞고 있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지난해 6월 건강문제로 장기휴직을 신청한 뒤 아직까지 복귀를 하지 않고 있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불과 한 두 달 사이에도 업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모색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반 년 이상 지속되는 경영 공백은 위메프에게 치명적이다.

실제로 위메프 방문자수는 감소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위메프의 월 순방문자수(MAU)는 389만1061명을 기록, 전년동기(466만9485명) 대비 16.7% 줄었다. 같은기간 쿠팡의 이용자수가 11.1% 늘어나는 등 다른 업체들이 코로나 국면에서 성장세를 거듭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위메프는 지난 2019년 넥슨·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3700억원의 투자를 유치받는 등 사업확장 모색이 한창이었다. 그러나 경영 공백 속에서 위메프는 청사진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투자 직후 외형 성장을 위해 MD 1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이 또한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위메프는 현재 하송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하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이사회에도 배치됐지만, 그 와중에도 박 대표의 이사회 자리는 그대로 남겨뒀다. 박 대표에 대한 위메프의 의존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012년부터 위메프를 이끈 박 대표는 위메프 매출액을 2014년 1258억원에서 2019년 4653억원으로 증가시키는 등 위메프 성장을 견인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박 대표에 대한 과한 의존도가 역으로 위메프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유료멤버십 '특가클럽' 등 박 대표가 추진하던 프로젝트들도 활력을 잃고 서비스 종료에 돌입했다. 박성규 민주노총 위메프지회 지회장은 "CEO가 공석이면 어떤 식으로 회사가 운영될 것이라는 공지가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 이것이 전무해서 조직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하 부사장은 위메프 조직개편과 신규 프로젝트 등을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영업본부 내 각 카테고리별로 신규 영업조직을 신설, 상품군과 파트너수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위메프 관계자는 "하송 부사장 대행체제 이후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위메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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