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경기회복 둔화됐다"...연준 한마디에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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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1-01-28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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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우 2.02%↓ S&P500 2.57%↓ 나스닥 2.61%↓

  • 美 원유재고 급감에도 혼조세…WTI 0.5%↑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2% 넘게 급락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정책성명에서 내놓은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23.61p(2.02%) 내린 3만313.43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폭 하락이다. S&P500지수는 98.82p(2.57%) 빠진 3750.78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335.47p(2.61%) 밀린 1만3270.60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묶었다. 작년 여름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 다시 주춤하면서 제로금리 동결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러나 이날 시장을 움직인 건 "경기회복세가 둔화됐다"는 연준의 진단이었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 "최근 몇 달 동안 경제와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둔화됐다"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부정적 영향을 많이 받은 업종들의 취약성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종전까지 없었던 문구다. 연준이 경제를 비관적으로 진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낙폭을 키웠다.

이는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 수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고, 소매판매가 석 달 연속 쪼그라드는 등 경기회복이 둔화한 상황을 가리킨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또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의 앞날은 바이러스의 진행 경로에 달려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여기에는 백신의 진전도 포함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백신의 보급 속도에 따라 경제 회복이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개인 투자자들의 '반란' 역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이날 오전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119억4000만 달러(약 13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소식에 이날 보잉 주가는 4.1% 급락했다. 심지어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내놓은 전망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한 반도체회사 AMD 주가도 6.2% 폭락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최근 두드러졌던 몇몇 주식의 이상 급등이 오히려 증시 전반에 부정적인 여파를 몰고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모인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대형 공매도 업체들의 타깃이 됐던 비디오게임 유통점 체인 '게임스톱'과 'AMC 엔터테인먼트' 등의 주식을 집중 매수하면서 헤지펀드들에 커다란 손실을 입힌 것이 그 배경이다. 이들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들이 예상 밖의 주가 폭등에 따른 손해를 메꾸기 위해 다른 주식들을 대량 매도하면서 연쇄적인 하락 사태를 불러왔다는 것. 

게임스톱 주가는 이날도 130% 넘게 치솟았고, AMC는 무려 300% 폭등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적 행태를 우려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특정 주식 광풍을 단속할 규제 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1.64% 폭등한 37.21을 기록했다. VIX가 30을 넘어선 건 지난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 지수는 20을 넘으면 불안 심리가 높아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는 하락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16% 빠진 5459.62에, 독일 DAX지수는 1.81% 내린 1만3620.46에 각각 거래를 종료했다. 영국 FTSE지수는 1.30% 밀린 6567.37로 장을 마쳤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 역시 1.16% 하락한 3536.38로 거래를 종료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 급감 소식에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5% 오른 52.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6% 빠진 55.57달러를 가리켰다.

금값은 소폭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3% 내린 1844.90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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