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도록’ 국회 구두미화원 사망에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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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21-01-2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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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세균 국무총리 페이스북 갈무리]


20년 넘도록 국회를 지킨 구두 미화원이 최근 사망했다는 소식에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6선 의원을 지낸 정세균 국무총리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22일 국회 등에 따르면, 20년 넘게 국회에서 구두를 닦아주던 정순태씨가 얼마 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씨가 일하던 구두수선실에는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적은 포스트잇이 붙었다.

‘제가 신던 모든 구두의 밑창을 전부 갈아주신 구두아저씨. 갑작스러운 부고에 너무 슬프다’, ‘저 세상에서는 꼭 반짝반짝 구두를 멋지게 신으시고 뛰어다니시길 기도한다’ 등 그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불과 일주일 전까지도 일손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전날 페이스북에 “국회에서 구두 미화하시던 선생님께서 별세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20여년 전 제가 국회에 입성했을 즈음부터 선생님은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구두를 닦아오셨다”며 회상했다.

그러면서 “말수는 없지만 성실하고 손이 빨라 많은 국회 직원들의 믿음을 받아 오셨다”며 “자주 만나진 못했지만 늘 고마운 마음이었다”고 했다.

정 총리는 “당신께서 베푼 행복의 손길이 우리를 기쁘게 만들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영면하소서”라고 적었다.

국회에서 그를 기억하는 수많은 국회 직원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한 보좌관은 페이스북에 ‘고장난 구두와 해진 구두도 아저씨 손을 거치면 전부 새것처럼 변신시켜주셨던 분’으로 기억했다.

이어 “사망 소식을 듣고 나서 그분의 이름을 알게 됐고, 가족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안타까워하며 “그동안 반짝반짝 구두로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도움을 주어 감사했다. 영면을 기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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