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2달새 예금 ‘10조’ 증발 대출은 ‘7조원’ 급증…증시과열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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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1-01-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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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은행권에서 정기예금이 지난 2달 동안 1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대신 신용대출은 7조원 이상 급증했다. 코스피가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대다수 자금이 자산 투자에 흘러 들어갔단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14일 기준 정기예금 총 잔액은 630조9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0월말(640조7257억원)보다 9조7399억원 줄어든 수치다.

정기적금은 40조9856억원에서 41조1940억원으로 2083억원 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작년 12월 이후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11월 말과 비교해 12월 한 달간 1067억원이 줄었다. 올해 들어선 14일까지 추가로 1270억원이 더 빠졌다.

요구불예금(단기 자금) 잔고 수위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작년 말 615조5798억원에서 지난 14일 603조822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불과 보름새 11조7575억원이나 급감한 것이다.

반면, 신용대출은 빠르게 불고 있다. 14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5286억원으로, 작년 말(133조6482억원)보다 1조8804억원이나 늘었다. 예년에 비해 매우 빠른 수준이다. 작년 11월초 이후 증가액은 무려 6조6835억원에 이른다

마이너스 통장(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 발급량도 크게 늘고 있다. 작년 12월 31일 1048건에서 14일 약 2.2배인 2204건으로 뛰었다. 지난 11일엔 하루 마통 발급량이 2742건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따라 14일 기준 마통 총 발급량은 2만588개, 잔액은 1조6602억원까지 뛰었다.

이 자금들은 대다수가 자산 투자에 흘러간 걸로 분석된다. 증시가 유례없는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너나 할 것 없이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권 시장서 지난 11일과 12일 개인 순매수 규모는 각각 4조4921억원, 2조3133억원에 달했다. 역대 1~2위 규모다. 개인 투자자들이 있는 돈, 없는 돈을 모두 끌어 모아 주식 사재기에 나서고 있단 뜻이다.

이는 한국은행 자금순환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지난해 3분기 가계의 자금 운용 상황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22조5000억원)에 들어간 돈이 직전 2분기의 사상 최대 기록(21조3000억원)을 다시 넘어섰다. 전년 3분기(-8000억원)보다는 무려 23조원 이상 많다.

금융당국은 향후 과도한 빚투(빚내서 투자)를 우려해 '고액 마통' 조이기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으로 고액 한도로 마통을 신규 개설하는 것은 집중 관리할 것“이라며 ”연초부터 대출 총량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대체로 과하지 않게 보수적으로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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