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출구전략, 상가 구조조정 본격화...경기·오피스 배후 상권부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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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1-01-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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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서 상가 투자 가장 활발…상가 구조조정 시작

  • 상가 지역별, 상권별 옥석가리기 뚜렷...서울은 입지, 경기는 임대현황이 관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올해 상업용 부동산이 업종별·자산별로 초격차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면서 분야별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개인들의 투자가 활발했던 상가시장의 경우 코로나19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지역별, 상권별로 옥석가리기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KB금융지주 KB경영연구소가 서울·경기 주요지역 상가 매물등록 부동산중개업소 대표 206명을 대상으로 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현재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비중이 35.4%로 전년 대비 4.1% 포인트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보다 경기에서, 상권 유형별로는 오피스 배후 상권에서 임차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상가 매매와 임차 매물 변화에 대한 조사결과 매매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43.6%) 감소했다(36.8%)는 의견이 많았지만, 임차물건은 증가했다(39.5%)는 의견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휴업이나 폐업이 늘면서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는 상가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권 유형별로 임차물건이 늘었다는 응답은 오피스 배후 상권에서 41.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번화가, 역세권, 대학가 등 중심 상권 38.7%, 주택가 배후상권이 38.5%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고 회식이나 모임 등을 자제하면서 상대적으로 오피스 배후상권이 큰 타격을 입은 것 으로 보인다. 반대로 주택가 배후상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크지 않아, 공실발생 등에 따른 매물 증가가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 시장에서는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의견이 다소 많았다. 오피스 배후 상권에서는 매도자가 많다는 의견이 52.9%로 높았다. 오피스 배후상권이 코로나19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임대시장의 경우 임차인을 구하는 매물이 많다는 의견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상권 유형별로는 오피스 배후상권, 주택가 배후상권, 중심 상권순으로 임차인을 구하는 매물이 많다는 의견이 높았다. 

매매가 성사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7.1개월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서울의  매매거래 평균 소요기간이 7.3개월로 나타나 경기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상권 유형별 매매거래 평균소요기간은 오피스 배후상권 7.8개월, 주택가 배후상권 7.2개월, 중심상권 6.7개월순으로 나타났다.

임차거래 소요기간은 평균 4.8개월로 조사됐다. 경기지역의 평균거래 소요기간이 서울보다 길고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기간이 늘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경기지역의 경우 택지개발 등으로 공급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상권유형별로는 오피스 배후상권에서 임차인을 구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가장 길었다.

코로나19 발생 후 상가 1층 매장의 장·단기 공실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3개월 이상 비어있는 장기공실이 증가했다는 의견이 39.2%로 경기보다 높았다.

상권 유형별로는 오피스 배후 상권과 중심 상권에서 1층 매장 장기 공실이 증가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1층 매장은 임대료 수익과 임차인 선호도가 높은 만큼 향후 상가 임대여건 악화 지표로 볼 수 있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올해 상가 임대료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1층의 임대료는 보합수준이라는 응답이 63.6%로 대부분이었지만 2층 이상 및 지하층의 경우 하락했다는 응답이 지배적이었다.

지역별로보면 1층 임대료의 경우 서울에서 하락했다는 응답이 31.5%로 경기(27%)보다 높았다. 2층 이상과 지하층 매장의 임대료는 서울보다 경기에서 하락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임대료 수준은 상가가격과 연동하는 경향이 강하고, 임대인들이 임대료 조정에 보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2층 이상 매장의 임대료가 하락하는 것은 그만큼 공실 등에 따른 어려움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실이 발생할 경우 임대인들은 임대조건을 조정한다는 의견이 현행조건을 유지한다는 의견보다 많았다. 특히 1층 매장의 장기공실이 증가한 지역에서는 임대조건을 조정한다는 의견이 62.8%로 높게 나타났다. 1층 임대료 역시 공실에 따라 하락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올 1분기 상가 공실 전망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현행보다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 공실 증가 전망비율은 서울이 60.8%로 경기지역 52.4%보다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공실 수준이 높은 곳에서 매매가격과 임대료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3개월 이상 장기 공실이 많은 지역의 경우 매매가격 하락 전망은 39.7%, 임대료 하락 전망은 69.2%로 나타났고, 1~2개월 수준 단기 공실이 많은 지역에서는 매매가격 34%, 임대료 70% 비율로 하락을 전망했다. 공실 증가에 따른 영향이 임대료 뿐 아니라 자산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향후 공실이 상가투자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경영연구소는 "올해 상가 투자시에는 공실증가, 경기침체, 임대료 하락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서울의 경우 임대료 하락과 거래 감소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경우 입지와 상권이, 경기지역의 경우 임대현황이 가장 큰 리스크로 지적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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