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 가른 매출…신세계·현대·갤러리아百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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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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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콘텐츠 비중 높여 고객 유도 전략

  • 신세계 강남점, 고급화로 2조 매출 견인

  • 현대 판교점, 코로나19 악조건 속 9.3%↑

  • 롯데百 대부분 점포서 성장률 뒷걸음질

백화점은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이다. 잘 사는 30·40세대가 위치한 핵심 요지일수록 백화점 콘텐츠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지난해에도 새로운 트렌드를 선점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인 백화점들만 성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5대 백화점 매출은 '고급화' 전략이 갈랐다. 13일 국내 5대 백화점(신세계·롯데·현대·갤러리아·AK)의 지난해 전국 점포 매출을 비교한 결과, 10위권 안에드는 백화점은 △신세계 강남점(1위) △롯데 본점(2위) △롯데 잠실점(3위) △신세계 센텀시티점(4위) △현대 판교점(5위) △롯데 부산본점(6위) △현대 무역점(7위) △현대 본점(8위) △갤러리아 명품관(9위) △신세계 대구점(10위)으로 확인됐다. 1~5위는 1조원 이상 매출 규모를 유지했다.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성장세였던 백화점은 △신세계 강남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현대 판교점 △현대 본점 △갤러리아 명품관이다. 이 백화점들의 공통점은 부유층이 사는 핵심 요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럭셔리 백화점' 타이틀을 가진 점포들이다. 롯데백화점은 10위권 안에 세 점포나 이름을 올렸지만, 성장률은 모두 뒷걸음질 쳤다.

신세계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 제공]

신세계 강남점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8번이나 문을 닫았지만, 2년 연속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매출 2조원 타이틀을 유지한 백화점은 전세계에서 신세계 강남점이 유일하다. 

2000년 10월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에 문을 연 강남점은 지난 2016년 신관 증축 및 전관 리뉴얼을 통해 영업면적을 기존 5만5500㎡에서 8만6500㎡로 늘리며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자리잡았다. 소비 트렌드를 빨리 읽어 '3대 명품'(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유치는 물론 명품 매장을 대거 확대하고, 인테리어도 바꿔 최고급 백화점 이미지를 선점했다. 신세계 강남점 벤치마크 대상은 영국 왕실 백화점으로 불리는 영국 해러즈다. 

덕분에 리뉴얼 이전 1조3000억원이었던 연매출은 이후 급상승해 2019년부터 2조원대를 기록했다. 명품 매출 비중은 약 40%까지 치솟았다. 강남점은 올해 그동안 이어왔던 리뉴얼을 마무리 짓는다. 여러 층에 흩어져 있던 명품 매장을 2층과 3층으로 한데 모아 집객 효과를 늘린다. 화장품과 명품 패션 브랜드가 혼재된 1층은 화장품, 2층은 명품 패션 브랜드 중심으로 다시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매출은 약 1조2300억원으로 2019년 보다 약 8% 성장했다. 세계 최고 규모 백화점으로 꾸렸으며, 지역 최초로 루이뷔통·샤넬·에르메스를 입점시킨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경쟁사에 비해 적은 점포를 운영하는 대신 '지역 1번점' 전략을 구사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해 최단 기간 1조 클럽 가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5년 문을 연 지 5년 4개월 만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9200억원)보다 9.4% 증가한 1조74억원이다. 개점 후 루이비통·까르띠에 등 명품 브랜드 확대에 집중해왔다.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 등 입점도 앞뒀다. 그 결과 분당·판교 핵심 상권의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88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국내 주요 백화점 중 우수고객 매출 비중이 가장 높고, 패션과 트렌드에 대한 이해도와 지식 수준이 높은 고객들이 주로 찾는 점포다.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도 보수적 색채가 강한 에르메스가 국내 최초로 압구정점에 복층 매장 냈을 정도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노하우를 올 2월 오픈하는 여의도 파크원점에 제대로 녹인다는 방침이다.

2019년 매출 기준 11위였던 ​갤러리아 명품관은 올해 약 9% 성장하면서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갤러리아는 1990년대 우리나라에 명품 백화점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백화점이다. 그동안 특화된 해외 유명 브랜드를 유치하며 프리미엄 콘텐츠 강화에 나섰으며 독보적인 명품 백화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광교점과 타임월드점 럭셔리 MD 보강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전 점포의 성장세가 둔화했다. 경쟁사 대비 명품 비중이 작다는 한계점 때문이다. 한때 국내 1위 백화점이었던 롯데백화점 소공점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이상 매출이 빠지며 역신장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해는 본점, 잠실점, 인천터미널점, 부산본점 중심으로 해외 명품 비중을 늘리고 리빙 콘텐츠도 강화할 것"이라면서 "온·오프라인 통합을 위해 옴니 매장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억눌려 있던 내수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백화점의 업황 회복 강도가 굉장히 클 것"이라면서 "특히 명품 비중이 높고 체험형 콘텐츠가 많은 점포 순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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