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식 겨냥 무장폭동, 현실로'...트럼프 '美워싱턴DC 비상사태'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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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1-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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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BI, '100만 민병대 무장행진' 계획 사실로 확인...워싱턴DC 봉쇄·무장병력 배치

미국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 DC가 멈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약 열흘 앞둔 가운데, 수사당국이 공식적으로 '무장 폭동' 가능성을 경고한 탓이다. 앞서 온라인상에서 퍼졌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100만 민병대 무장 행진' 계획이 사실로 확인되며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워싱턴 DC 의회의사당에 폭력 난입하는 모습.  [사진=CBS 영상 캡처]


11일(현지시간) A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정부에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을 지원하도록 지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오는 20일 취임식까지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 재난관리청(FEMA)은 공식적으로 비상사태 해소를 위한 협력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앞서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은 지난 6일 발생한 연방의사당 폭력 난입 사태 이후 야간통행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공공 비상사태'를 오는 21일까지 자체적으로 지정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워싱턴 DC는 20일까지 전면 봉쇄 상태에 들어가며, 국토안보부는 취임식 장소인 워싱턴 DC 의사당 주변에 최대 1만5000명 규모의 주방위군 병력을 배치한다. 이는 지난 6일 당시 6개 주에서 파견했던 주방위군 병력인 6200명보다 배로 불어난 규모다.

오는 16일까지 주방위군 1만명이 워싱턴 DC로 집결할 예정이며, 취임식 당일에는 5000명이 추가 배치된다. 아울러 모든 병력은 총기를 소지하고 완전 무장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조치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취임식 당일로 예고된 무장 시위 계획을 사실로 확인하고 위험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ABC는 FBI가 내부 공지를 통해 오는 20일까지 연방의회와 주의회 의사당을 대상으로 한 동시다발적인 무장 시위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공지에 따르면, 지난 8일 FBI는 "16일 중 워싱턴 DC에 집결할 것으로 보이는 무장단체에 대한 정보를 확인했다"면서 "이들 단체는 연방의회가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할 경우, 워싱턴 DC와 50개 주에 소재한 정부기관과 법원을 '폭파'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아울러 FBI는 해당 무장단체가 지난 6일 사태를 주도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세력과 연관이 있으며,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 대한 신변 위협 정보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연방대법원 건물 밖으로 접근 방지 펜스가 설치됐다.[사진=AFP·연합뉴스]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트럼프 지지세력의 '2차 무장궐기' 계획을 알리는 '도둑질을 멈춰라(Stop to steal)', '침묵하는 것에 거부한다(Refuse to be silenced)'는 제목의 포스터가 확산되기도 했다.

해당 포스터는 취임식 전 마지막 주말인 오는 17일 낮 12시에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 있는 워싱턴 기념탑 앞과 미국 전역 50개 주의 주의회 의사당에서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신의 재량껏 무장하고 참석하라(Come armed at your personal descretion)"면서 "연방의회 의사당과 모든 주의회 의사당을 향해 '무장행진'하자"고 주장했다.

이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은 관련 게시물을 가짜뉴스 유포와 선동, 폭력 행위 조장 등의 규정 위반을 이유로 들어 삭제 조치 중이며, FBI는 해당 계획을 사실로 확인하고 현실적인 안보 위협 요소로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FBI는 오는 16~20일 사이에는 50개주 각 주도에 위치한 주의회 의사당에서, 17~20일 사이에는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폭력시위가 준비되고 있다고 전했으며, 뉴욕타임스는 이날까지 오는 20일 당일 워싱턴 DC에 집회 신고를 접수한 무장단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단체 등이 16곳에 달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 당시 시위를 주도한 세력이 예상보다 더욱 치밀하게 폭력 사태를 계획한 정황이 점차 드러나면서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사태 당일 의사당 근처에 소재한 민주당과 공화당 전국위원회 건물에서 사제 파이프 폭탄이 발견됐을 뿐 아니라, 의회경비대 소속 경찰관 10~15명이 시위대에 협조한 혐의를 조사받고 있으며, 혐의가 입증된 2명은 정직 처분됐다. 이 중 한명은 시위대에 의사당 출입문을 열어준 후 트럼프 캠페인 모자를 착용한 채 내부를 안내해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의회 조사단 측은 해당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6일 사태가 20일 취임식 당일 거사를 위한 내부작업을 위한 사전준비 행위가 아니었는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FBI는 의사당에 불법 난입을 주도한 29명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시위대와 관련한 4만5000건에 달하는 온라인 게시물을 확인 중이다.

한편, 이날 바이든 당선인은 "야외 취임식이 두렵지 않다"면서 오는 20일 당초 예정대로 취임식을 진행하고 '하나 된 미국(America united)'을 주제로 치유, 통합,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유행 상황 등을 고려해 취임식 규모는 이전보다 상당히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 폭력 난입하는 모습.[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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