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코스피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중소형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증권사들이 3000선 이상으로 지수 상승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상승 여력이 남은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투자하면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는 지난달 이후 이날까지 352.40에서 406.03까지 54포인트(15.2%)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3.8%)를 뛰어넘었다. 연초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1월 효과'가 올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더 크게 나타난 셈이다.
2010년 이후 11년간 주가 추이를 보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1월 평균 각각 0.7%, 2.6% 상승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가라앉으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끄는 실적 장세가 펼쳐지며 대형주들이 주목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지만 흔히 말하는 '버블'(거품)로 판단하기엔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만큼 증시가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인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2000년대 초반의 IT버블 당시처럼 지수 상승 이후 급락장이 펼쳐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정책적 요인과 저금리 기조로 증시로 향하는 자금의 규모가 크고 과거 버블 당시보다 기업들의 기초체력과 여건이 건실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투자자산으로서의 증시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커졌고,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구성도 다양해졌기 때문에 지수 자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급등한 대형주 대신 중소형주 중심의 투자 전략을 추천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도 증시 강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그 과정에서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의 약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특히 최근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도 업종들의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며 향후 중소형주로 수급이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기업이익이 상향조정 중인 것은 맞지만 상승 동력(모멘텀)은 줄고 있고, 최근에는 중소형주의 이익모멘텀이 대형주보다 높은 편"이라며 "1분기 실적 시즌이 생각보다 좋지 않거나 글로벌 시장의 위험선호도가 완화될 경우 대형주와의 '키맞추기'로 중소형주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작년 대주주 요건일이었던 12월 28일 전후로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이 회복된 종목들 중 실적과 성장성을 겸비한 중소형주를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꼽았다. 대주주 지정을 회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수급이 빠져나갔던 종목들의 경우 향후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실적과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저평가된 종목이라면 더욱 주가 상승 동력이 크다.
하나금융투자는 대주주 요건일 전후 개인투자자 누적 수급 차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등의 지표를 고려했을 때 향후 주목해야 할 저평가 중소형주로 현대중공업지주, GS, 빅히트, 이지웰, 진성티이씨, 동국제약, DB하이텍, 와이솔, 케이엠더블유, 메리츠증권, 엘오티베큠, 신성이엔지, 씨젠, 에코프로, 아프리카TV, 현대오토에버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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