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각자도생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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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21-01-0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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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최근 1인가구가 늘고 코로나19 사태로 강제적 사회 단절이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일상화되어 간다. 이 말은 왕조시대 때 왕이 손을 쓸 수 없는 천재지변이나 전쟁을 당했을 때 백성들에게 스스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담아 포고(布告)하던 말이었다. 조선 임금이 백성을 보살필 모든 수단을 잃고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무기력한 상황에서 등장했던 말이, 2021년 현재 익숙한 말이 된 것도 역설적이다. 정부는 사상 최대의 재정을 시장에 풀면서 경제를 살리려 하지만 국민의 삶은 갈수록 막막하다. '영끌'한 자금으로 부동산을 사들인 데다, 가계 수입은 쪼그라들어 빚만 산더미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1년 새 59조원이나 늘었다. 사는 것이 어렵다 보니 아이도 낳지 않는다. 소비는 더 줄였다. 지구촌의 역병이라는 변수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정부 정책이 경제 살리기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원인이다. 누구 탓을 하고 있을 새도 없어서, 국민이 각자도생해야 할 형편이지만 '알아서들 살아남으라'고 말하는 건 총체적 리더십을 의심해봐야 한다. 어쩌겠는가. 당장 닥쳐올 위기에 대비해 개인 차원의 방어책부터 고민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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