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학대 5개월 방치 홀트…SNS에선 "정인아 미안해" 캠페인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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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1-01-0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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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트아동복지회가 지난해 2일 기관 인스타그램에 올린 '정인아 미안해 캠페인' 독려글. 이 글은 5일 저녁 삭제됐다. [사진=홀트 인스타그램 캡처]


양부모 상습학대로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입양을 주선한 홀트아동복지회가 학대 정황을 확인하고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망 전 적절한 조치를 외면했던 홀트는 사건이 확산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인아 미안해 캠페인'을 주도해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홀트는 5일 저녁 캠페인 홍보글을 삭제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서울 양천구 입양아동 사망사건 보고' 자료를 보면 홀트는 여러 차례 학대 정황을 파악했다.

지난해 5월 25일 정인이(입양 전 이름) 학대의심 신고가 접수되자 홀트는 2차 가정방문을 했다. 정인이가 입양된 지 4개월 만이었다. 당시 생후 11개월이던 정인이 배와 허벅지 안쪽에 멍이 있었다. 하지만 양어머니 장모씨와 양아버지 안모씨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한 달 뒤인 6월 26일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정인이 쇄골이 부러졌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이때 홀트는 가정방문조차 하지 않았다. 양부와 전화 통화만 하며 정인이를 방치했다.

그해 7월 2일 '자동차에 아이를 방치했다'는 추가 신고가 있자 그제야 가정방문을 했지만 이번에도 관련 당국 신고 등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았다.
 

정인이 입양 전후 모습.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정인이 상태를 마지막으로 점검한 건 9월 18일이었다. 정인이 체중이 크게 줄어 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와서다. 이마저도 통화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홀트 측은 마지막으로 10월 3일 양부와 통화한 뒤 "아동이 이전 상태를 회복해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기록했다. 정인이는 열흘 후인 13일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으로 숨졌다.

홀트는 정인이를 장씨 부부에게 입양시킨 기관이다. 2019년 6월 태어난 정인이는 생후 7개월이던 지난해 1월 장씨 부부 둘째 딸로 입양됐다. 검찰 수사 결과 정인이는 입양 2개월 뒤부터 잦은 방치와 폭력에 시달렸다.

정인이 사망이 알려지자 홀트는 기관 인스타그램에 "전 직원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국내 입양아동을 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인이 사건을 두고 국민적 공분이 일자 지난 12월 31일 공식 홈페이지에, 이달 2일엔 인스타그램에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안내글을 올렸다. 이들은 "잔혹한 죄를 저지른 양부모가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며 캠페인 참여와 지지를 호소했다.

홀트는 이날 저녁 정인이 학대를 방치한 당사자라는 지적이 일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 내용을 담은 새 글을 올렸다.
 

홀트아동복지회가 5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글. [사진=홀트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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