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금융 경쟁] "은행, 빅테크에 밀리면 단순 상품 제조자 전락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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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1-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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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디지털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금융상품의 단순 제조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3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서병호 선임연구위원은 '2021년 은행산업 전망과 경영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강조했다.

서 연구위원은 "올해도 국내 은행의 경영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디지털 채널 경쟁으로 고객이 이탈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마이데이터 사업이 도입되면서 인가를 신청했던 사업자들이 올해 상반기 중 본인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은행, 증권사, 카드사,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 각종 금융회사들과 함께 디지털 플랫폼을 장악한 빅테크 기업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언택트(untact)'가 일반화되면서 디지털 채널의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투자 자문과 일임이 가능한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등장이 은행 예금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오해 도입될 종합지급결제업 면허까지 받을 경우 계좌발급, 이체, 송금까지 가능한 만큼 사실상 은행산업의 지형이 바뀔 것이라고 서 연구위원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서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이 고객 유인 및 이탈 방지 차원에서 자사 플랫폼이나 애플리케이션의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업체의 도움을 거쳐 빅테크 앱 수준의 편리함을 갖추는 한편 앱 내 개방성을 높여 타행과 상품을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문판매 인력과 연계해 프라이빗뱅킹(PB)과 기업금융 서비스를 앱으로 제공하는 것 또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서 연구위원은 또 은행들이 올해 일부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할 수도 있고, 대출 만기 자동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같은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종료로 대출 부실화를 겪을 위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오는 4월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규제 비용도 늘 수 있고, 0%대의 초저금리 유지로 순이자마진(NIM)이 다시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3분기 은행 NIM은 1.40%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국내 은행의 대손비용은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42.9%(2조1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12조1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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