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모두에게 백신을"...프란치스코 교황, 코로나 속 성탄 메시지

국가와 인종, 종교 등을 초월한 '형제애'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차별 없는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재차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발표한 성탄 메시지 및 강복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의 라틴어)를 통해 "백신은 인류 모두에게 제공될 때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CNN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특히 교황은 "시장 논리와 백신 특허 관련 법이 인간 위에 있을 수는 없다"며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아울러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국가와 인종, 종교 등을 초월한 '형제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교황은 "형제애는 미사여구나 추상적인 생각 또는 모호한 감정이 아니다"며 "내 가족이 아니더라도, 인종·종교가 달라도, 타인을 품을 수 있는 진정한 사랑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생태계 위기와 경제·사회적 불균형이 더욱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를 형제·자매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날 교황의 성탄 메시지는 성베드로대성당 2층 중앙에 있는 '강복의 발코니'가 아닌 성당 안에서 이뤄졌다. 성베드로광장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교황은 부활절과 성탄절, 1년에 두 번 강복을 내린다. 앞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4월 부활절에도 교황은 성베드로대성당 내에서 신자 참석 없이 온라인 중계로 강복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