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보자X' 대검 감찰부에 '한명숙 누명사건' 추가진술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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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12-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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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누명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X'가 대검찰청 감찰부에 진술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아주경제는 13일 제보자X가 대검찰청 감찰부에 보낸 진술서를 단독 입수했다. 이 진술서는 지난 9일 제출된 것으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누명 사건과 관련한 것이다.

제보자X는 진술서에서 "신빙성 문제를 제기하는 자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한명숙 전 총리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한모씨는 이미 이 사실을 오래전부터 (검찰에 의해 강요된 진술을 하려 했다는 점을) 폭로하려고 하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한씨가 폭로에 나서기까지 과정도 상세히 적혀있다.

제보자X는 한씨가 한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자신이 그 작업(한만호씨 진술 탄핵을 위한 진술 연습)에 직접 가담했었다"고 밝혔다.

여기서 '한씨'는 한 전 총리 뇌물 사건 핵심 증인이던 한만호씨와 가장 가깝게 지냈던 인물로, 올 초 뉴스타파가 보도한 관련 기사에서 '죄수H'로 등장한다. 당시 뉴스타파는 '한 전 총리 뇌물(누명)사건은 검찰에 의해 조작됐으며, 한만호씨가 그 사실을 법정에서 뒤집자 이를 다시 뒤집고자 죄수 2명을 동원해 거짓증언을 시켰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죄수H는 검찰 측 증인이었던 김모씨와 최모씨를 포함해 자신까지 3명을 검찰이 불러 한만호씨 법정 증언을 탄핵하기 위한 진술 연습을 시켰다. 최초에 협조를 거부하자 아들과 조카를 별건으로 수사하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

이후 죄수H 주장은 검찰 측 강한 반발로 묻히는 듯했지만 또 다른 죄수인 김모씨가 같은 내용으로 진정서를 낸 것이 확인되면서 전면 재수사가 시작됐다. 

제보자X는 2014년 2월쯤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 수감 당시 "한씨를 변호인 접견장에서 만나 '한 전 총리 뇌물조작 사건은 검찰이 조작한 걸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한씨는 검찰에서 지속해서 출정 요청이 있었지만 거부하자 징벌방으로 옮겨졌고, 징발방에서 한 차례 만난 한씨가 당시 상황을 얘기해줬다"고 덧붙였다.

제보자X는 2014년 11월쯤 갑자기 서울구치소에서 서울 남부구치소로 옮겨졌다. 이감 뒤엔 한동안 한씨와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자 제보자X는 한씨에게 "이제 한 전 총리 사건을 밝혀도 될 것 같다"는 편지를 보냈고, 2017년 6월 12일 한씨 답장이 오면서 위증 배경이 폭로됐다. 한씨가 보낸 답장에는 사건 당사자들 이름과 내용도 적혀있었다.

제보자X는 이후 뉴스타파에 "한 전 총리 뇌물 사건은 조작됐다. 이 사건을 세상에 밝혀야 한다"며 한씨와 편지로 의사소통한 내용을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7일엔 "한 전 총리 사건은 검찰 증거조작으로 날조된 것"이라는 취지로 진정서를 접수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같은 날 대검 감찰부에 해당 민원을 보냈지만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권감독관실로 이첩됐다. 하지만 당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이송 지시에 반발하고, 진정서 원본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기지 않았음에도 사본을 바탕으로 인권감독관실에 배당되는 등 감찰 무마 시도가 나와 논란이 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월 18일 대검 감찰부가 중요 참고인을 직접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한편 수사 과정 위법 등 비위 여부와 결과를 보고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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