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모피아·관피아…주금공 차기 사장에 최준우 증선위원·거래소 이사장에 손병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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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이봄 기자
입력 2020-12-0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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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우 증선위 상임위원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

역대급 모피아·관피아가 주요 금융협회·유관기관 수장 자리를 꿰찬 가운데,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출신 인사들이 공석이 된 한국거래소, 주택금융공사 사장직까지 노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는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실상 확정됐으며, 주금공 사장직에는 최준우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손병두 전 부위원장은 퇴임 한 달여 만에, 최준우 증선위원의 경우 아직 퇴임 일정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주요 보직에 이름을 올리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모피아·관피아 독주 체제’에 대한 비난은 더 커질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이정환 사장 뒤를 이을 차기 사장 공개모집 작업에 착수했다. 차기 사장으로는 최근 돌연 사의를 표한 행정고시 35회 출신 최준우 증선위원이 물망에 오르내린다. 최준우 증선위원은 4일 금융위원회에서 퇴임식을 진행한다. 보임된 지 1년 8개월 만으로, 임기를 1년 4개월이나 남기고 돌연 사퇴한 것이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최준우 증선위원이 주금공 사장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자리를 스스로 내려온 게 아니겠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주금공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을 마치고 4일까지 지원서를 받는데, 이는 최준우 증선위원의 퇴임 일정과 맞물린다.

과거 사례를 봐도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직한 증선위원 출신 인사들은 대부분 금융 유관기관으로 자리를 옮겨 주요 보직을 꿰찼다. 게다가 주금공은 창립 이래 관료 출신들이 사장직을 장악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경제 관료 출신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단독 후보로 최종 결정되면서 관피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는 3일 오후 이사회를 개최해 손 전 부위원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총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거래소 정관상 이사장 추천 권한을 가진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내정한 손 전 부위원장을 거래소 차기 이사장으로 최종 선임하기 위해 주총을 개최하는 안건을 의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오는 18일 주주총회를 개최해 손 내정자를 차기 이사장으로 최종 선임한다.

손 후보자는 정지원 전 거래소 이사장이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차기 이사장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거래소 노동조합 등이 낙하산 인사라며 강력히 반대해 왔으나 차기 이사장 단독 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사실상 손 전 부위원장의 거래소 이사장 취임이 확실시되는 만큼 역대 이사장 자리는 대부분이 관료 출신으로 채워지게 됐다. 현재까지 역대 6명의 거래소 이사장 중 3대 김봉수 이사장을 제외한 5명이 금융위나 기획재정부 등의 관료 출신이었다.

거래소, 주금공 사장직에 관료 출신이 확정되면 모피아·관피아 독주 체제는 더 단단해질 전망이다.

최근 차기 수장 작업을 마친 주요 금융협회·유관기관 3곳(은행연합회·손해보험협회·SGI서울보증보험)은 모두 모피아, 관피아가 자리를 차지했다. 차기 회장 선정을 앞둔 농협금융지주 역시 2~5대 회장이 모두 경제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차기 회장도 관료 출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역대급 모피아·관피아가 부활한 가운데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고위직 공무원까지 낙하산 부대에 이름을 올리면서 ‘나눠 먹기’식 인사가 도를 넘고 있다는 비난은 더 커질 전망이다.

모피아들의 재취업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금융위, 금감원 등을 퇴직한 공무원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부서 업무와 관련 있는 기관과 기업 재취업이 3년간 제한된다. 제한 대상자들이 재취업을 원할 때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거처야 하지만, 대부분이 문제 없이 승인을 받으면서 취업 심사제도가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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