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달러의 기적 vs 임상결과 오류...한국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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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11-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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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도입 가능성이 큰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문제가 있는 임상 데이터를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연내 상용화가 점쳐지는 세 종류의 백신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보관방식 덕분에 높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면 지적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 시각) 전문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데이터 공개 방식에서 일련의 오류와 누락 등을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투약방식을 다르게 설계해 두 그룹으로 나누어 임상실험을 진행한 결과 자사 백신의 코로나19 예방효과가 평균 7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첫번째 그룹 2741명에게는 1차에서 2분의1 도즈, 1개월 후 2차에서 1도즈를 투약했으며, 두번째 그룹 8895명에게는 1·2차 모두 1도즈를 투약했다. 그 결과 첫 번째 그룹은 90% 예방율을, 두 번째 그룹은 62% 예방율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문제는 첫번째 그룹에게 적용된 2분의1 도즈 투약 용량이 아스트라제네카의 실수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메네 팡갈로스 아스트라제네카 부사장은 당초 1회분 전체를 투여하려 했으나 측정 오류로 인해 절반만 투약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1회분의 절반을 접종한 것은 행운(serendipity)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영국과 브라질에서 각각 다르게 설계한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한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임상시험 결과 발표 표준 관행에서 벗어나는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 데이터 오류를 지적하며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도 아스트라제네카가 투약 방법에 따라 코로나19 예방율에 차이를 보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안정성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화이자와 모더나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보관방식 때문에 주목을 받아 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도즈당(성인 1인당 1회 접종분량) 4달러(약 ​3300원~4500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화이자 19.5달러(2만1000원), 모더나 32~37달러(3만5000~4만1000원)가 제시한 가격의 최대 10분의1 수준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비해 보관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섭씨 2~8도 온도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반면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각각 영하 20도와 영하 75도 이하의 온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상용화가 되더라도 백신을 안전하게 유통·보관할 관리체계가 갖춰져야 접종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고 생산을 준비 중이어서 원활한 허가 및 유통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전임상 시험자료를 사전 검토하고 있다. 식약처가 '허가전담심사팀'을 구성하고 허가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이르면 내년 3월부터는 코로나19 백신의 정식 품목 허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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