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2일차 트럼프, 파리기후협약 비난하고 다시 골프장으로

최지현 기자입력 : 2020-11-23 10:46
모순발언..."美탄소 배출량 줄였다"면서도 "세계 1위 산유국" 자랑 백악관 "트럼프, 차기 의장국과도 함께 일하길 고대"...이틀째 골프
퇴임 전 마지막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회의 도중 골프장으로 향했다. 골프장으로 향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이 미국에 불공평하다며 불평을 쏟아냈다.
 

22일(현지시간) G20회의 도중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 소재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방문해 골프를 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환경 문제를 다룬 G20 정상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라, 미국 경제를 죽이기 위해 고안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사전 녹화한 연설에서 자신의 협약 탈퇴 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미국의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 매우 불공평하고 일방적인 파리협약에서 탈퇴했다"면서 "나는 수백만개의 미국 일자리를 포기하고 세계 최악의 오염 유발자들과 환경 범죄자들에게 수조 달러의 미국 돈을 보내기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가 협약 탈퇴에도 불구하고 환경 개선을 실천해왔다고 주장하면서도, 미국이 세계 제1의 화석연료 생산국으로 올라섰다는 모순적인 논리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와 물을 갖기 위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면서 "파리협약에서 탈퇴한 이후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시에 우리는 미국의 에너지를 독립적으로 만들었다"면서 "역사적인 세금과 규제 축소로 미국은 이제 세계 1위의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국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AP는 "미국의 탄소 배출량은 중국의 뒤를 이어 세계 2번째로 많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바로 잡았으며, AFP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과학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환경 보호를 약화하는 조처를 해왔으며 화석연료 산업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고 설명했다.

파리협정은 지난 2015년 12월12일 국제연합(UN) 기후변화회의에서 채택된 국제조약으로, 지구 온난화 현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탄소 중립'(온실가스 순배출량 0) 등의 내용을 골자로 전 세계 195개국이 서명했다. 이후 2016년 11월4일 국제법으로서 정식 발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유세 기간부터 줄곧 파리협정 탈퇴를 예고해왔으며, 취임 후 약 7개월 만인 2017년 6월1일 탈퇴를 선언했다. 다만, 발효된 지 3년 후에야 탈퇴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에 따라 작년 11월4일 UN에 정식으로 탈퇴를 통보했다. 탈퇴 효력은 1년 후에 발효하기 때문에 미국은 이달 4일 파리협정을 완전히 탈퇴했다.

다만, 지난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를 비판하고 내년 1월20일 정오 자신이 취임하는 즉시 파리협정에 복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째 회의에서 세금·규제 감소, 적정가격의 에너지 장려, 공정과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무역협정 협상 등 자신이 만든 경제 모델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이번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리더십에 감사를 표하고 차기 의장국 이탈리아와도 함께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사전 녹화 연설이 끝난 후 백악관에서 자신이 소유한 버지니아주 골프장으로 떠나 골프를 치고 오후에 돌아왔다. 그는 전날에도 회의 도중 대선 불복에 관한 트윗을 올린 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배석하게 하고 자신은 버지니아주 소재 골프장으로 향해 미 언론의 눈총을 샀다.

이에 대해 로이터 등은 "다른 국가 정상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얘기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얘기만 했다"고 꼬집었으며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다자주의 외교에 보여온 경력에 어울리는 마지막 회의"라고 비판했다.

이날 G20 정상회의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적정한 가격에 공평하게 보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하고 폐막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장에 방문하면서 해당 내용을 논의한 코로나19 사태 대응 세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21일 G20 정상회의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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