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유기업 잇단 디폴트에 소매 걷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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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11-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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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허 부총리 주재 금융안정발전위 회의... 무책임한 디폴트 '엄벌' 경고

  • 화천그룹ㆍ융메이ㆍ칭화유니 등 'AAA' 기업 한순간에 무너져

  • 중국 지방 정부 보증, 신용평가 기관 신뢰에 금가

[사진=화천BMW]

중국의 지방 국유기업의 잇단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에 중국 당국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중국 국무원 등이 회의를 열어 기업의 부채리스크를 관리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22일 중국 관영 따르면 전날 중국 국무원 금융안전발전위원회는 류허(刘鹤) 중국 부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논의를 펼쳤다. 주요 내용은 최근 디폴트 사례 증가에 대한 해결과 예방 등이다.

국무원은 “최근 채무불이행 사례가 증가했다”며 “이는 주기적이고 제도적인 요소가 중첩되면서 나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무원은 “안정적인 채권시장을 위해 시장화·합법화·국제화 원칙에 따라 디폴트 위험 방지 조치를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무원은 시장 주체들은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무관용'의 원칙으로 시장의 공정성과 질서를 수호할 것이며, 이를 위해 사기 발행 등 위법행위를 엄단하고 각종 채무 이행 회피 행위를 단호히 처벌해 투자자의 합법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는 것이다.

중국 금융당국의 이날 회의는 최근 중국 지방 국유기업의 잇단 디폴트 선언이 배경이 됐다.

BMW 중국내 합작 파트너사로 잘 알려진 중국 랴오닝성 국유기업인 화천(華晨)그룹은 지난 20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회사의 채무불이행 금액은 이미 65억 위안(약 1조1000억원)을 넘어섰고, 연체 이자금액만 총 1억4400만 위안에 달한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화천그룹의 회사채 등급은 최고 수준인 트리플A(AAA)였다는 점이 시장을 경악하게 했다.

중국 허난성 국유 석탄기업 융청메이뎬(永城煤電, 이하 융메이)도 마찬가지다. 융메이그룹은 지난 10일 만기가 도래한 10억 위안의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사실상 디폴트에 빠졌다. 융메이그룹은 허난성 최대 국유기업인 허난에너지화공그룹(이하 허난에너지) 산하 핵심 자회사다. 디폴트가 발생하기 바로 몇 시간 전까지 10억 위안어치 채권도 발행했었다. 한달 전 중국 신용평가사인 중청신국제가 융메이그룹에 매긴 신용등급도 'AAA'였다.

한때 중국 반도체 굴기 선봉장으로 불렸던 중국 메모리반도체 설계·제조회사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이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다가 결국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칭화유니는 지난 15일자로 만기가 도래한 13억 위안어치 사모채를 상환하지 못해 결국 디폴트를 선언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칭화대 주식회사’로 불리는 중국 국유기업이다. 중국 명문 칭화대학교가 칭화홀딩스라는 100% 자회사를 통해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 '반도체 굴기(堀起, 우뚝 섬)' 선봉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산하 자회사만 588곳으로, 유니스플렌도어(紫光股份), 쯔광궈웨이(紫光國微), 쯔광쉐다(紫光學大) 등 상장회사 36곳을 거느리고 있다. 수년간 공격적인 사업 확장 등 영향으로 2018년부터 유동성 위기설이 돌았는데, 결국엔 디폴트에 빠진 것이다.

이처럼 지방정부가 소유한 대형 우량 국유기업들의 잇따른 디폴트 사태로 중국 자본시장의 기본 인프라인 신용등급의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국영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에서 잇따라 디폴트가 나타나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채권 시장에 큰 충격이 가해졌다"며 "중국 지방 정부의 보증과 신용평가 기관 신뢰에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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