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말대로 넷플릭스-멀티플렉스 결국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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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0-11-2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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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국내외 영화 상영의 '관문'

  • 상호 협력 관계 무너질 가능성 '우려'

최근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개봉한 넷플릭스 해외 오리지널 영화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영화산업과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한때 넷플릿스 때문에 영화관이 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관람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데이비트 핀처 감독의 '맹크'가 지난 18일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에서 개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신작 영화가 부족해지자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현실적인 선택에 나선 것이다. 넷플릭스에서는 2주일의 시차를 두고 다음 달 4일 공개된다.

이 영화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시민 케인'(1941)의 각본권을 둘러싼 각본가와 감독의 일화를 다루고 있다. 앞서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로 분해 2018년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게리 올드만'이 주연을 맡아 눈길을 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작품성을 갖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은 멀티플렉스를 비롯한 영화산업에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졌다. 실제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2017년 개봉 당시 멀티플렉스 3사의 반발로 전국 100여개의 개인 영화관에서만 상영했다. 이듬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메가박스가 지난해 10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킹: 헨리 5세'에 손을 내민 이후 올해 코로나19까지 더해져 상황은 급변했다. 올 상반기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일부 국내 영화들이 영화관을 건너뛰고 곧바로 넷플릭스로 향하고 있다. 또 '맹크'를 비롯한 '힐빌리의 노래', '더 프롬' 등 넷플릭스 해외 오리지널 영화들은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와 같이 홀드백 기간(약 10~14일)을 두고 영화관에서 먼저 관람객들과 만나는 추세다.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와 영화관의 '힘겨루기'를 두고 "결국 전부 공존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도 "영화관이나 넷플릭스 모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것으로, 상호 배제적인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넷플릭스가 하나의 '관문' 역할을 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금의 상호 협력 균형이 넷플릭스 쪽으로 기울 것이란 의미다. 이는 웨이브(wavve) 등 토종 OTT의 성장 및 해외 진출을 위한 과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웨이브와 티빙은 국내 드라마·예능 위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기 아이돌이 등장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이고, 영화의 투자·제공 등에 있어 기획사나 제작사가 먼저 넷플릭스에 협력을 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구조가 굳어지고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더 갖추면, 코로나19와 상관 없이 넷플릭스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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