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해야 산다] "우리 재킷 사지 마세요"…패션업계 친환경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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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0-11-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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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이상 기후 등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패션에도 친환경 열풍이 불고 있다. 겨울철 의류 단골 소재였던 천연 퍼 대신 페이크 퍼를 사용하거나, 폐 페트병에서 채취한 원사로 아우터를 만든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지속 가능 패션'이 주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의류 산업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10%를 차지한다. 최근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디자인이나 원단, 성능 등 의류 그 자체뿐 아니라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구매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겨울철 인기 아이템인 다운 패딩이다. 과거에는 디자인과 보온력, 솜털과 깃털의 비율, 함량 등 성능이 구매를 결정짓는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RDS(Responsible Down Standard·책임있는 다운 기준)' 인증 여부도 구매 시 고려 요소로 자리 잡았다.

RDS는 동물 복지를 준수하는 다운 소재에 대한 국제 인증이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살아있는 상태에서 우모를 채취하거나, 강제로 먹이를 급식하는 등 동물 학대 행위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알리는 것이다. 코오롱스포츠,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등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는 RDS 다운을 패딩 소재로 채택하고 있다.

기존 일반 다운 패딩에 비해서는 다소 값이 비싸나, 동물 복지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이다.

더 나아가 다운을 재활용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와 다운 소재 브랜드 프라우덴은 2년 째 '리사이클 유어 다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입지 않는 다운 제품을 수거해 소비자에게는 K2 리사이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성인용 패딩 5000벌을 만들 수 있는 다운 소재 1000kg을 수거했다.

K2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한 친환경 제품군을 확대하고, 환경보존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간절기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플리스'도 친환경 제품이 인기다.

지구 상 모든 의류의 약 60%는 석유를 가공한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폴리에스테르는 생산 시 면화에 비해 3배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에스테르 대신 폐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플리스를 제조하는 것이다.

노스페이스는 이번 FW(가을·겨울) 시즌 선보인 '에코 플리스 컬렉션'에서 1차 물량만으로 1082만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했다고 밝혔다. 재킷 1벌에 최대 66개까지 재활용했다.

마케팅에도 환경은 주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지난 2011년 파타고니아가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실어 크게 주목받은 광고 문구다. 옷을 만들 때 환경 오염이 일어나니 불필요한 의류 구매는 자제해달라는 의미다.

파타고니아의 이런 환경 보호 기조는 국내에서도 이어진다. 옷을 사지 않고 고쳐 입어 환경을 보호하자며 자사 제품뿐 아니라 모든 의류에 대해 무상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웨어(Worn wear)'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새 옷을 사게 하는 대신 환경을 위해 옷을 고쳐 입도록 권장하는 취지다.

블랙야크키즈는 '제로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의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동물의 희생을 '0'으로 줄여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생활 양식을 추구하는 가치소비를 지지하는 캠페인이다.

블랙야크키즈 관계자는 "한꺼번에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뉴 노멀 시대에 아이들과 공존해야 할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며 "지속적인 동물복지기준 과정을 준수한 제품의 출시를 통해 소비자와 함께 생각하고 실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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