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태국 총리, 헌법개정에 지지 표명, 獨 외무, "국왕행동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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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오쇼오 히로유키 기자/ [번역] 이경 기자
입력 2020-10-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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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체제 시위 대책을 협의하는 임시국회에서 답변하는 쁘라윳 총리 =26일, 태국 방콕 (사진=태국국회 중계영상)]


태국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는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대책을 협의하기 위해 26일에 개최된 임시국회에서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헌법개정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헌법개정은 학생들이 요구하는 3개항 중 하나로, 정부는 사태의 조기수습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은 이날 수도 방콕의 독일대사관에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이 평소 체류하고 있는 독일에서 국사행위를 했는지 여부의 조사를 요청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이 "국왕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쁘라윳 총리는 26일에 개회한 임시국회에서, "헌법개정을 지지한다"는 뜻을 표명, 내주 개회하는 정기국회에서 헌법개정에 관한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신속한 문제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시위대가 요구하는 3개항목 중 하나인 헌법개정에 나설 의향을 나타냈다.

27일자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헌법개정에는 상원(정원 250명)의 3분의 1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256조의 개정과 헌법기초위원회의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의 상원의원은 군정 하에서 군부가 실질적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민선 하원(정원 500명)에 야당이 다수당이 되어도 256조가 있는 한 사실상 헌법개정에 착수할 수 없다.

[방콕의 독일대사관 앞으로 와치랄롱꼰 국왕에 관한 조사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쥐고 있는 반체제 시위대 지도부 =26일, 태국 방콕 (사진=NNA)]


헌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국민투표도 필요하며, 빠르면 내년 1월 국민투표법안이 통과될 전망이라고 한다. 군정 시절인 2017년에 제정된 헌법에는 총리지명선거의 투표권이 상원에도 부여되어 있으며, 지난해 3월 군정에서 민정으로 이양하는 총선을 거치고도 여전히 친군정 정권에 유리한 의회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6월의 상하 양원의 총리지명선거에서는 쁘라윳 현 총리가 상원의 249표(의장 제외)를 포함한 500표를 획득해 압승했다.

27일 임시국회에서 연립여당인 품짜이타이당(태국명예당)의 빠라돈 의원은 "헌법은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 우선 256조다"라고 지적했으며, 연립여당인 민주당의 스나차 의원도 "헌법개정은 민주당이 추구해 온 것. 256조 개정은 현재의 긴장상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체제 시위에 대해서는 "폭력행위는 지지하지 않지만, 평화적인 시위는 할 수 있다"며 이해를 표시했다.

[독일대사관을 향해 가두행진을 하기 전, 성명을 낭독하는 학생들 =26일, 태국 방콕 (사진=NNA)]


한편 쁘라윳 총리는 야당측의 사임요구에 대해, "야당측은 내가 문제라서 (현 정권을) 독재정권이라고 하지만, (쿠데타로) 개입했을 때의 독재적인 의회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하며, "왜 나라가 혼란에 빠졌는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되었는가"라며 탁신 전 총리 지지파인 '태국공헌당'이 정부여당이었던 당시 정권을 비판하며 자신에 대한 사임요구를 거부했다.

■ 국사행위 유무 및 상속세 조사의뢰
한편 반체제 시위를 이어가는 학생 등은 26일, 방콕의 독일대사관을 향해 가두행진을 벌이며, 독일대사관 앞에서 성명과 공개서한을 낭독했다. 성명을 통해 1년 중 대부분을 독일에서 지내고 있는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이 독일에서 국사행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독일에서 국사행위가 인정된다면 독일의 주권이 침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태국어, 영어, 독일어로 학생들이 낭독했다.

한편 독일 방송국 도이체벨레에 의하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26일, "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활동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국왕의 활동도 주시하고 있다. 최근 수주간 뿐만이 아니라 계속 확인하고 있다"면서, "만약 위법이라고 판단되는 행위가 포착되면, 중대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스 장관은 지금까지 "태국 정치가 독일에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시위대는 공개서한을 통해 구체적인 4개 항목의 조사를 요구했다. 2019년 2월 8일 칙명에 대한 서명과 2020년 10월 7일 2021년도(2020년 10월~2021년 9월) 예산승인 서명과 같은 국사행위가 독일에서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또한 푸미폰 전 국왕의 서거 후 와치랄롱꼰 국왕의 상속세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서거 당시 독일에 거주했던 와치랄롱꼰 국왕은 3700억바트(약 1조 2400억엔) 이상의 상속 수취인이었으며, 상속세는 1000억바트 이상이라는 지적에 따라, 독일 국내법에 따른 상속세가 부과될 경우 세액에 대해서도 답변을 요구했다.

[독일대사관 앞에 시위대가 내건 "매우 용감하다. 매우 용감하다. 매우 훌륭하다. 고맙다"라고 씌여진 현수막. 와치랄롱꼰 국왕이 왕실 지지자들에게 한 말을 역으로 시위대에 대한 메시지로 활용]


아울러 태국 국민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영향으로 경제적 위기에 빠진 상황에도 국왕이 독일에 체류한 것과 인권침해로 판단되는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데 대해 독일 정부는 이들 행위를 합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여부를 공개문의했다.

독일 대사관 부근에 있는 수도권 철도 'MRT 블루 라인'의 룸피니역 주변은 젊은층이 중심이 된 시위대로 가득 찼다. 학생들은 불경죄가 있는 태국 국내에서 금기시되어 온 왕실개혁 논의를 대대적으로 제기, 대사관 앞에는 "매우 용감하다. 매우 용감하다. 매우 훌륭하다. 고맙다'고 씌여진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는 국왕이 23일 왕실 지지자들에게 한 말로, 학생들은 역으로 이를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메시지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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