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로 아래로'...1100원대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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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10-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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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범 기재차관 "환율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 보여"

  • 원·달러 환율 한달 반만에 60원 하락..."1100원대까지 떨어질 것"

[사진=연합뉴스]

"아직 바닥이 아니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하락 속도가 가팔라 외환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시장 심리의 영향까지 받는 모습이다. 당분간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2원 내린 1125.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3월 5일(1125.5원) 이후 1년 7개월래 최저다. 이날 발표된 우리나라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환율 하단을 더 끌어내렸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1180원대였던 환율은 이달 7일 1150원대로 떨어진 후 12일에는 1140원대에 진입했다. 20일에는 1130원대, 26일에는 1120원대까지 내려왔다. 원·달러 환율은 한 달 반 사이 60원 넘게 하락했다.

외환 당국은 상황이 이렇자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이달에는 이례적으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두 외환 당국이 환율 관련 발언을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9월 중순 이후 원화 강세가 빨라진 것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에 따른 디커플링 해소 과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환율 움직임과 달리 국내 외환수급은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며 "환율 흐름이 국내 외환수급 상황과 괴리된 측면이 없는지 모니터링하면서 외환시장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낙폭을 대부분 회복해 전날과 비슷한 수준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더 떨어졌다. 이번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환 시장에 메시지를 던졌다.

홍 부총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환율이 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쏠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지 예의주시하면서 필요 시 즉시 시장 안정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연이은 당국 수장의 발언에도 원·달러 환율 하단은 줄곧 내려앉았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이 시장에 구두 개입성 발언을 던졌지만, 그 강도가 낮고 실제 스무딩 오퍼레이팅(미세 개입)이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이 동요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요인으로 위안화를 지목했다. 달러화가 미국의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위안화는 코로나19 속에서도 중국의 경제 회복 기대감으로 가치가 올랐다. 원화가 위안화에 연동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용범 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환율이 유로화·위안화 등 글로벌 통화 움직임이나 국내 외환 수급과 큰 관련 없이 시장 심리만으로도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고 경제가 정상 경로로 복귀하면 원화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깔려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화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외국인을 중심으로 강세 베팅을 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 분위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1100원대 하단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구두 시장 개입에도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절상 영향으로 좀처럼 하락세가 진정되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라는 악재에도 원화 강세 흐름이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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