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돼지풍년’…양돈기업이 은행보다 수입 짭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10-21 16:1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中 양돈업계 호황 "닭 588마리 팔아야 돼지 1마리 이윤"

  • "양돈계 마오타이" 무위안식품 창업주 中10대 부자 우뚝

  • 양돈업계 호황 '언제까지'···2년내 돼지공급 과잉 우려도

중국 돼지고기 파동 '반사이익'으로 양돈기업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돼지고기 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다. 웬만한 대형은행보다 더 많은 이윤을 낼 정도다. 

◆ 中 양돈업계 호황 "닭 588마리 팔아야 돼지 1마리 이윤"
 

[무위안식품]


중국 간판 돈육가공업체 무위안식품(牧原食品)이 대표적이다. 무위안식품은 지난 19일 실적보고서를 통해 올 1~3분기 순익이 209억8800만 위안(약 3조5800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15배 넘게 뛰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3분기에만 순익이 100억 위안이 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순익 300억 위안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웬만한 대형은행 순익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중국 핑안은행의 경우, 순익 282억 위안으로 중국 전체 주식제 상업은행 순위에서 8위를 기록했다. 중국 21세기경제보는 "돼지를 키워서 남는 이윤이 대형은행이 내는 이윤보다 많다"고 표현했다.

같은 날 발표된 중국 대표 양계기업 선눙발전(聖農發展) 실적과는 더더욱 비교된다. 선눙발전은 올 1~3분기 순익이 18억600만 위안으로, 전년 동비 33%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증권보는 "단순 계산으로 따져보면, 무위안식품이 올해 돼지 한 마리 팔아서 남긴 이윤이 1767위안인데, 이는 선눙발전이 닭 588.8마리를 팔아야 벌 수 있는 이윤"이라고 했다. 그만큼 중국이 '돼지 풍년'이라는 얘기다. 

[자료=무위안식품 2020년 분기별 순익]


◆ "양돈계 마오타이" 무위안식품 창업주 中10대 부자 우뚝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돼지열병 사태로 돼지 사육량이 줄어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으면서 양돈기업 실적은 고공행진했다.

특히 무위안식품은 매출의 97%를 양돈으로 벌어들이는 기업이다. 올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00% 이상 급등하며 중국증시 상장사 중 둘째로 높은 순익 증가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도 고공행진했다. 연초 대비 주가는 한때 최고 50% 넘게 올랐다. 최근 주가 상승세가 잠시 주춤하긴 하지만 시가총액은 2800억 위안에 달한다. 무위안식품에 '양돈계 마오타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무위안식품 창업주 친잉린(秦英林) 부부 자산도 갑절로 뛰며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중국 100대 부자 순위 '톱10'에도 이름을 올렸다. 

​◆ 양돈업계 호황 '언제까지'···2년내 돼지공급 과잉 우려도

한때 ㎏당 50위안 넘게 치솟았던 돼지고기 도매가가 최근 들어 안정세를 찾으면서 ㎏당 40위안대까지 하락했다. 다만 연말까지는 여전히 돼지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당분간 돼지고기 값의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양돈업체의 무리한 사업 확장세로 수년 내 돼지고기 공급 과잉 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올해 모두 1750만~2000만 마리 돼지 출하량을 목표로 하는 무위안식품은 최근 잇달아 양돈사업 확대에 나서왔다. 올 상반기에만 후난·광둥·광시·윈난·구이저우·저장·하이난 등지에 자회사를 세우고 씨돼지 사육량 확대에 나섰다. 지난달에도 양돈사업 확장에 100억 위안 이상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 양돈업체 사장은 "중국 내 양돈기업이 발표한 건설 중인 혹은 건설 예정인 돼지 사육량 규모가 20억 마리에 달하는 반면, 중국 내 돼지고기 소비량은 6억5000만 마리에 불과하다"며 양돈기업들이 공급과잉으로 재앙에 맞닥뜨릴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오는 2022년 중국 내 돼지고기 값이 500g당 4~5위안까지 하락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지금의 10분의 1 가격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 흐름. [자료=윈드사 통계]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