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10월 20일, 베트남 여성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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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0-10-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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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주년 맞아 정부·여성연맹 등 다양한 기념행사 열려

  • ‘강인하고 부드러운 베트남 여성의 상징’...참정권 부여 의미

베트남 여성들이 10월 20일 '베트남 여성의 날'을 맞아 축하 화환을 받았다.[사진=냔단 온라인판 캡처]


10월 20일은 '베트남 여성의 날'이다. 이날은 베트남 여성들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존중받고 여성의 삶을 축복하고 기념하는 날이다. 어쩌면 많은 베트남 여성들이 한 해 동안 손꼽아 기대하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일지도 모른다.

베트남 여성의 날의 유래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0년 2월 3일 호찌민 주석과 베트남 공산당은 베트남 혁명운동에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중요한 당 계획을 선포했다.

호찌민 주석은 남자와 여자의 권리는 동등하다고 강조하면서 “당은 정부 차원의 평등을 여성에게 제공해야 하고 베트남 혁명운동 참여권을 제공함과 동시에 여성의 혁명운동 참여를 늘리기 위해 특별한 기관을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부터 약 8개월 후인 10월 20일, 호찌민 주석과 공산당은 계획에 맞춰 ‘베트남 여성연맹 (Vietnam Womens Union)’을 공식발족하고 처음으로 베트남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했다. 당은 이날만큼은 베트남 여성들이 여성으로 태어난 것에 감사하고 축하해야 한다며 ‘여성단체의 날’로 지칭했고 새로운 국가기념일의 탄생을 알렸다.

베트남에서 여성의 위상은 다른 나라, 특히 아시아권 어느 국가와 비교해 봐도 두드러진다. 베트남 여성들은 수차례 사회변화를 거쳐 민족해방, 독립확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베트남전쟁 당시 베트남 여성들은 남성들과 마찬가지 함께 징집됐으며, 적극적인 전쟁 참여를 통해 민족통일전선에서 혁혁한 공과를 세웠다. 역사적으로도 베트남 최초의 독립운동이었던 한나라 광무제(光武帝)에 대항한 쯩 자매(하이바쯩)의 일화는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일화 중 하나다.

지난해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정치계 여성인구 비율은 27.3%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베트남 여성들은 비단 정치분야뿐만 아니라 경제·사회 각 분야에서도 여전히 사회 주요보직에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베트남 여성의 날은 점차 축제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 이날은 베트남 여성들에게 축하메시지나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엽서 판매가 급증하는 날이다. 여성의 날이 다가오면서 시장에는 여성을 위한 선물, 꽃과 장식품 등 다양한 상품들이 쏟아지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을 위해 선물을 사고 있다. 일부 젊은 세대들은 여성의 날을 통해 사랑하는 연인들에게 고백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 주요 쇼핑몰과 고급 레스토랑 등은 발 디딜 틈이 없다. 또 호찌민시와 하노이시에서는 오후부터 급격한 통행량 증가로 연중 교통정체가 가장 심해지는 날로도 유명하다.

올해 베트남 정부와 베트남 여성연맹은 베트남 여성의 날 9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여러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 각급 학교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달성한 여성들에게 상장과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관련 행사를 열었다.

지난 18일 열린 ‘2020년 여성의 날’ 공식기념 행사에서 베트남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뛰어난 공로를 나타낸 327개의 단체와 개인을 기리고 ‘2020 베트남 여성상’으로 7개 단체와 10명의 개인에게 호찌민 주석의 명예가 담긴 황금의 8개 단어 ‘Cần cù, Bất khuất, Trung hậu, Đảm đang(근면한, 불굴의, 친절한, 수완이 있는)‘가 적힌 훈장을 수여했다. 베트남 여성연맹에게는 여성의 날 90주년을 맞아 1급 노동훈장이 수여됐다.

쩐꾹브엉(Tran Quoc Vuong) 베트남 중앙당 상임위원회 위원은 이날 행사에서 "당과 국가 지도자, 모든 국민을 대신해 베트남 여성과 베트남 여성연합의 지난 90년간의 노력과 헌신에 매우 감사히 여긴다. 이는 베트남 여성의 발전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세대의 계승,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전했다.

하띠응아(Ha Thi Nga) 베트남 여성연맹 회장은 “우리는 베트남의 성평등 이행 등 주요 목표와 핵심 역할 그리고 협회의 영광스러운 전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베트남 애국 여성들은 새로운 시대의 '자신감, 자존감, 충성심, 인내심'이라는 중심가치로 국가와 가족에 대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인식하고 여성으로서 윤리적 자질을 끊임없이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여성연맹이 1급 노동훈장을 수여받고 있다.[사진=라오동신문 온라인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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