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츠’ 배우들이 전하는 40주년 한국 공연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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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10-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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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래드 리틀 “조아나 암필이 부른 '메모리' 특별해“

(왼쪽부터) 배우 브래드 리틀·조아나 암필·댄 파트리지  [사진=에스앤코 제공]


“밤하늘 달빛을 바라봐요. 아름다운 추억에 마음을 열어요. 그곳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날 올 거야.”

그리자벨라 역을 맡은 조아나 암필이 무대에서 부르는 ‘메모리’는 큰 감동을 전하고 있다. 브래드 리틀(올드 듀터러노미 역)에게는 더욱 특별하게 나가왔다. 공연 기간 중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밝힌 리틀은 “무대 위 깡통 모형 세트 위에서 ‘메모리’를 들으며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펑펑 울었다.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고 털어놨다.

40주년 기념 공연을 갖고 있는 ‘캣츠’ 주역 배우들이 20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배우 암필·리틀과 댄 파트리지(럼 텀 터커 역)가 참석했다.

지난 9월 9일 개막한 캣츠는 코로나19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묵묵히 써 내려가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어머니에 대해 밝힌 리틀은 “극 중 올드 튜터러노미가 달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며 “매 공연마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한다”고 털어놨다.

‘캣츠’는 1981년 5월 11일에 영국 웨스트 엔드 뉴런던 시어터에서 초연된 캣츠는 전 세계 30개국 300개 도시에서 공연돼 8000만명이 관람한 명작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T.S. 엘리엇의 시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아름답고 신나는 음악과 역동적인 군무, 예술적인 무대 연출이 한데 어우러진 작품이다.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큰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다. 배우들도 작품을 준비하면서 뭉클했던 순간을 여러번 경험했다. 리틀과 파트리지는 이구동성으로 암필이 연습실에서 처음으로 ‘메모리’를 불렀던 순간을 꼽았다.

리틀은 “암필이 처음 ‘메모리’를 불렀을 때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울었다”며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은 많지만, 노래에 이야기를 색칠하는 사람은 많치 않다. 진정한 아티스트 아니면 할 수 없다. 그는 최고다”고 극찬했다. 파트리지 역시 “뒷일 생각하지 않고 연습실 밖으로 나가 울었다”며 “훌륭한 예술가들과 함께 해 기쁘다”고 말했다.

‘메모리’가 워낙 유명한 곡이라 부담이 됐다고 말한 암필은 “‘메모리’는 굉장히 깊이 가 있는 노래다”며 “그리자벨라의 여정 안에서 노래를 들었을 때 그 의미가 커지는 곡이다”고 설명했다.

예술은 감동을 전하고 또 상상하게 만든다. 코로나19로 공연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캣츠’ 제작진은 ‘메이크업 마스크’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놨다. 극 흐름상 객석을 통과해야 하는 몇몇 장면이 있는데, ‘메이크업 마스크’를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실제 분장과 구분이 거의 되지 않을 정도로 세밀하다. 공연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내린 선택이었다.

실제로 극 중 ‘메이크업 마스크’를 착용하는 리틀은 “어려움을 예술적인 것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이 놀랍다”며 “마스크를 써 보이지는 않지만, 똑같은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항상 상황에 맞는 표정을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캣츠’는 12월 6일까지 서울에서 공연을 한 후 대구 공연을 이어간다. 암필은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만으로 너무 감사하다”며 “공연계가 희망의 끈을 놓치 않게 해준 한국과 관객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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