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장소서 깨어난 낯선 감각..장재민 개인전 ‘부엉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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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10-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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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15일까지 학고재…회화 24점 선보여

장재민 개인전 ‘부엉이 숲’ 전시 전경. [사진=학고재 제공]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리지만, 칠흑 같이 어두운 숲속 부엉이는 보이지 않았다. 소리에 깨어난 청각과 함께 시각 역시 어둠에 조금씩 조금씩 적응해나간다. 거대한 낯선 어둠에 등줄기에선 땀 한방울이 주룩 흘러내린다.

학고재는 오는 11월 15일까지 장재민 개인전 ‘부엉이 숲’을 연다. 작가가 학고재에서 선보이는 첫 개인전이다.

장재민은 동시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청년 회화 작가다. 첫 개인전을 연 2014년 제36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로 선정됐고, 이듬해인 2015년 제4회 종근당 예술지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제15회 금호 영아티스트와 포스코미술관 신진작가 공모에 연이어 선정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재민이 프랑스 브르타뉴 모르비앙과 충청남도 천안 소재 레지던시에 머물며 작업한 회화 24점을 선보인다.

작품에는 낯선 풍경에 대한 작가의 낯선 감각들이 담겨 있다. ‘부엉이 숲’은 프랑스에서 작업할 때 숙소 뒤쪽에서 들려온 부엉이 울음 소리에 대한 경험을 담았다. 작가가 그랬던 것처럼 어두운 숲 앞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추상적인 붓질 뒤에는 부엉이 여섯 마리가 숨어 있다.

장재민은 도시 근교의 저수지 낚시터에 자주 방문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현재의 경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적막한 자연 속에 고립되어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오감이 또렷하게 살아난다.

약 500호 크기의 대형 회화 ‘저수지 상류’(2020)는 경기도 양주 기산저수지의 풍경을 담고 있다. 물이 많은 장소는 변수가 많다. 수심과 강우량, 기온 등에 따라 다양하다. 장 작가는 이를 보며 가진 감각을 작품에 그려넣었다. 

학고재 관계자는 “붓의 무게와 물감의 점성을 극복해가며, 도구와 힘 겨루기 하듯 그린다. 그리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려는 태도다”며 “장재민의 회화 작업은 이미 겪어낸 풍경을 재차 경험하는 일이다. 경험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감정의 고조와 기억의 선명도에 따라 붓질의 세기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부엉이 숲’ [사진=학고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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